[오늘의 썰]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겠다며 잠적한 13년 만난 남자친구

2017년 3월 2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드라마 가화만사성 캡처(해당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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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마치 내 인생이 다 끝난 것 같다.”

내 나이 꽃다운 20살에 널 만나 20대 처음부터 끝까지 너와 함께 보냈어. 벌써 13년.

나는 당연히 너랑 결혼할 거라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우리를 보고 ‘부부’라고 불러줬는데 역시 사람은 식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나 봐.

네가 13년을 만난 나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날리고 다른 여자의 남편이, 그 여자가 가진 아기의 아빠가 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아빠는 동네방네 “우리 둘째 사위가 최고야!”라고 자랑하셨고 나 또한 너희 부모님께 며느리인 듯 도리를 다했는데, 결국 돌아오는 게 이거야?

“부모님을 모시고 같이 살고 싶어.”라는 너의 말에 나는 너를 믿었고 네가 좋아서 “알았어. 부모님 모시고 같이 살자.”라고 대답했는데..

너와 13년을 만났어도 그냥 나는 빨리 너와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어. 왠지 네가 다른 여자를 만나서 결혼할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왜 그런 느낌은 틀리지 않는 걸까?

그 더럽고 짜증 나는 느낌이 현실이 되어버렸거든.

13년 만나면서 한 번도 네가 다른 여자의 남자가 된다는 생각, 그리고 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너는 나에게 마음의 정리를 할 시간도 주지 않고 떠나버렸어. 정말 한마디의 말도 없이.

그런데 내가 가장 화가 나는 건, 우리가 어린 학생도 아니고 다 큰 성인으로 결혼을 생각했던 사이인데 도대체 왜 나에게 한마디의 말도 없이 떠난 거야? 만약 네가 이별 통보를 했다면 나는 조금은 받아줬을 텐데… 어쩜 이렇게 한마디의 말도 없이 떠날 수가 있지?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도 없이 그 여자애는 어디서 어떻게 만났고 두 달 동안 만난 그 여자와 어떻게 임신까지 갈 수 있었으며… 그래, 이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 사실을 13년 만난 남자친구의 친구를 통해 구질구질하게 들어야겠니?

너무 화가 나는데, 너한테 화를 내야 하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저 웃음 밖에 안 나오는 나의 모습이 더 싫다. 내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하실 부모님께는 뭐라고 설명해 드려야 하며, 친구들에게는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거니?

아니. 지난 13년 동안 한 남자만 바라본 나의 삶에서 새로운 사랑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거니?

너의 그 더러운 얼굴 보기 싫은데, 전화 오면…. 전화 오면 전화기를 집어 던지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내가 너무 싫다.

“난 누굴 만나 또 사랑하고 돈은 어디서부터 모으고 .. 그것보다 나는 널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 거니? 13년 사귄,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2달 만에 다른 여자랑 임신해 나에게 말도 없이 떠나 버린 너를.. 어떻게 잊어야 하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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