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 “남성분들! 변기 커버 올리는 게 그렇게 힘들어요?”

2017년 3월 8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Toilet.


“아니 변기 커버 올려달라는 게 그렇게 기분이 나빠?”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된 신혼생활. 그러나 우리는 하루가 멀다고 싸우기 바쁘다.

그것도 ‘변기 커버’ 때문에.

화장실에 가면 항상 변기에 남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남편은 샤워하면서 변기 커버에 물을 다 튀겨놓는 것은 물론 변기 커버를 올리지 않고 소변을 보기 때문에 가끔은 소변 몇 방울도 묻혀놓는다.

결혼 생활하기 전, 신혼은 ‘치약 짜는 법으로도 싸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글을 봤기에 나는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자기야. 미안한데 혹시 샤워할 때나 소변볼 때 변기 커버 좀 올려주면 안 돼?”

그러자 남편은 “변기 커버? 왜?”라고 되물었다.

나는 “내가 화장실 쓸 때마다 물이 튀어 있어서 한 번 더 닦고 써야 하니까. 부탁 좀 하자~”라고 최대한 돌려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남편은 짜증을 내면서 “혼자 산 게 몇 년인데, 몸에 이미 그런 습관이 익숙해져서 안 돼. 뭘 그런 거로 잔소리야. 피곤하게 나 잔다.”라고 말하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지금 내가 뭘 잘못 한 건가? 내가 혹시 남편에게 큰 실수를 한 건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그렇게 긴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을 위해 아침상 다 차려놨는데 남편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더니 굳이 냉장고로 향해 우유 한 잔을 마시더니 컵을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고 나가는 게 아닌가.

점심때 전화해도 안 받길래 ‘남편이 바쁜가?’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 도착한 카카오톡 메시지.

“뭐. 나랑 싸우려고 전화했어? 나 바빠.”

순간 그 메시지를 받는 순간 나도 힘겹게 잡고 있었던 이성의 끈이 끊어져 버렸다.

아무리 혼자 오랫동안 살아왔어도 이제는 부부이고 가족인데 변기 커버 올려달라는 말이 신혼생활에 이렇게 크게 싸울 일인가?

짜증 나고 속은 답답하고 행복해야 할 신혼 생활이 ‘변기 커버’ 하나 때문에 이렇게 망가질 줄이야.

정말 이제는 남편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매일 변기에 묻은 남편의 흔적을 닦고 사용하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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