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내린다. 하지만 다시 밝아질 것이다.” … 전설로 남은 서울대학교 합격 수기

2017년 3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GettyImagesBank_487552597_M


“꿈★은 이루어진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너의 꿈이 뭐니?” 혹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물으면 아무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꿈’은 ‘사치’가 되어버렸고, 정말 좋아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공부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혹시 오늘도 ‘꿈’을 잃고 ‘현실’과 싸우기 바쁜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그동안 당신이 외면했던 가슴 뜨거운 열정이 다시 피어오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10년 전 한 서울대학교 합격자의 이야기이다.

실밥이 다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 나 책이 다 쏟아지는 가방과 색 바랜 옷.

그대 나에게 창피하지 않았던 것은 오직 책과 영어사전뿐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나는 학원 수강료를 내지 못해 매일 칠판을 지우고 물걸레질을 하면서 강의를 들었다. 수업 하나 끝나면 이 교실 저 교실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던 나는 매일 분필 가루를 뒤집어쓴 채 맨 앞자리에 앉아 공부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 나는 엄마를 닮아 숫기도 없으며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는 ‘소아마비’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절대 움츠리지 않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짧은 오른쪽 다리 때문에 걷기가 힘들고, 한겨울가지 홑 잠바를 입어야 했던 나는 그래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시장에서 선을 팔고 있는 엄마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난, 추운 겨울 낡은 목도리를 머리까지 감고 시장 바닥에서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드시고 계신 엄마의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가엾은 우리 엄마.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중증 뇌성마비인 형과 소아마비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제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다 하시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우리 엄마.

나는 그날 이후 밤을 새우며 공부에 집중했고 틈만 나면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드디어 나에게 배달된 ‘서울대학교 합격 통지서’

합격 통지서를 들고 엄마에게 달려갔을 때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꼭 안아주셨고, 그 모습을 본 형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힘겹게 시작된 나의 대학생활.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나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컵라면으로 배를 채운 나는 열람실로 돌아와 흰 연습장 위에 이렇게 적었다.

‘어둠은 내릴 것이다. 나는 그리고 다시 어둠 속에서 밝아질 것이다. 이것이 나를 개어 준 엄마와 형에게 사랑을 갚는 일이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달아 간다.” 너무도 아름다운 이 말. 나는 믿는다. 누구든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린다면 꼭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