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 고구마 백 개 투척한 시어머니에게 사이다 1톤 터뜨린 남편

2017년 3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 캡처(해당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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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나 결혼 정말 잘한 것 같다.

신혼이라고 말하기는 모호하지만 그래도 서로 바라만 봐도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우리 부부. 특히 경상도에서 태어나 운동선수 출신인 내 남편에게 ‘애교’를 찾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래도 결혼 생활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이 남자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예를 들면 “네 괴롭히면 나한테 다 말해라.” 식의 남편만의 사랑이랄까?

하지만 이런 우리 부부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한 가지. 바로 ‘시집살이’이다.

시부모님은 남편이 출근한 사이에 전화해서 “아들한테 말하지 말고 네 카드로 할부 좀 하자.”, “용돈 좀 올려줘라.”, “시댁 이사하는 데 돈 좀 보태라.”, “친정 땅 부지 내놨다던데 얼마에 팔렸냐?”, “시동생들 용돈은 안 주냐?” 등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 테러’로 나의 영혼을 탈탈 털었다.

물론 처음에는 버틸 만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친정 돈까지 탐하는 시댁이라니. 참다 참다 너무 화가 나고 서러워 펑펑 울던 그 날.

하필이면 남편이 일찍 퇴근하는 바람에 내가 우는 모습을 딱 걸리고 말았다.

오자마자 나에게 달려든 남편은 “왜 왜 우는데? 뭔데? 누가?”라고 묻기 시작했고 아무 일 아니라고 씩 웃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집에서 그라드제?”라고 하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자기야~ 어디가!!”라고 외쳤지만, 남편은 어느새 사라졌고 나는 마음 한 편에서 뭔 일 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쾅 하고 열린 남편.

평온한 표정의 남편 손에는 종이 가방 하나가 들려있었다.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나. 그리고 그런 나를 보더니 씩 웃은 남편은 거실에 종이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와르르 쏟아냈다.

그건 바로 시댁 집 전화 두 대랑, 시어머니 핸드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다 쏟아내더니 “인제 저나안오끼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나는 이런 남편이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당황스럽기도 해서 “어머 이걸 가지고 오면 어떡해”라고 타박하자 “말 들어보니까 정신 못 차린다. 싹을 없애야 저래 안 한다. 인자 모르는 번호 오면 대출 사기 아님 엄마다. 그니까 딱 받지 마라.”라고 말하더니 “갈비나 무러가자. 일나라 배고프다.”라며 나를 끌고 나가 밥을 사주는 내 남편.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남편 덕분에 잠시나마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시동생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며칠 후 시동생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우리 엄마 안 불쌍해요? 며느리 들어왔는데 집안일도 안 도와주면서 싫은 소리 좀 했다고 그게 뭐하는 짓이에요? 오빠 뒤에 숨어서 그러면 좋아요?”라고 메시지로 나를 공격했는데!

하필 그때 남편이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던 중이었다.

남편은 카카오톡 메시지 답변 대신 또 몸이 먼저 나섰다.

그리고 잠시 후 나타난 남편이 나에게 한 말.

“(시동생) 폰 해지하고 왔다. 그거 내가 선물해준 건데 저따위로 사용할 거면 해지시키는 게 맞다. 그리고 위약금 이십만 원 내서 비싼 거 못 먹으니 양꼬치나 무러가자. 그리고 이거 먹고 풀어라. 내 미워하면 안 된다. 전화 올 일도 카톡 할 일도 없을 거다. 이제 무조건 내한테만 집중해줘.”

정말 모 아니면 도인 내 남편. 솔직히 이런 내 남편 너무 귀여운 건 나만 그런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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