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투표] 아내가 시아버지 미역국에 침을 뱉는 걸 봤습니다

2017년 3월 28일   School Stroy 에디터
▼사진·사연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및 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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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나는 지방사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와이프는 나보다 2살 많고 같이 맞벌이하다 임신하고 나서 일을 관두고 현재는 살림 중이다.

연애 6년, 결혼 2년 차이고, 굳이 따지자면 아내 집안이 더 여유 있다.

반대로 우리집은 빚도 있고, 가난했고, 집도 낡았고..

연애 때부터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다.

“저 대학교 자퇴하고 일하면서 돈 벌게요”

당시 부모님은 내가 학교를 자퇴하고 돈을 벌려고 하는 이유가 지금의 아내 때문이라고 오해하셨던 것 같다.

“자퇴는 안 된다! 학교는 꼭 나와야 해”

참고로 대학 자퇴 문제에 아내의 의견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자퇴를 한 이후 아내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부모님은 경기를 하실 정도로 싫어하셨다.

“여자친구랑은 그냥 헤어지면 안 되겠니?”

그리고는 아내에게 전화해 “우리 아들 만나지 마라”, “인생 망치지마”, “너 때문이야!” 부모욕, 집안욕, 인신공격까지…

솔직히 부모님이 심하셨다. 쌍욕까지 하셨으니까.

그래도 군말 않고, 몰래 울며 버텨주는 아내 때문에 자퇴는 포기 한 채,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 졸업도 하게 됐다.

“결혼하면 우리 부모님한테 시달리지 않게 해줄게. 명절에도 나만 우리집 가고, 너는 안 가도 돼”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부모님 역시 예전처럼 심한 반대는 하지 않으셨고,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다 3일 전 아버지 생신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아내는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거실에 상을 펼치고 수저를 놓은 뒤 “뭐 도울 거 없나?”해서 부엌으로 들어가는데 아내가 미역국에 침을 뱉고 젓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당황한 나는 “여보?”라고 불렀고, 아내는 놀랐는지 들고 있던 숟가락을 바딕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부모님이 계시기에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따로 나와 말을 꺼내니

“미안해요. 길게 말하기 싫어요. 부탁이니 그냥 넘어가 주세요. 임신도 했고, 분란 일으키기 싫어요”

그런데 나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아내가 그동안 힘들었던 거 다 안다. 하지만 나도 노력했고 2년 동안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도 예전처럼 아내를 싫어하지 않으시는데 지금으로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내 말처럼 그냥 넘어가는 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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