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 ‘쿠폰 모아서 처가댁 통닭 시켜먹은 제가 죄인인가요?”

2017년 3월 28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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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화내는 거야?

나는 결혼 6년 차 유부남이다.

장인 장모님께서 아파트 단지 내 처갓집통닭은 운영하셔서 나는 ‘아들’처럼 싹싹하게 대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아내의 눈에는 아니었던 걸까?

얼마 전, 아내가 불같이 화를 냈는데 아직 이해할 수가 없다.

장인어른은 배달하고, 장모님이 닭을 튀기시며 운영하시는데 워낙 두 분이 성격도 좋으시고 음식 솜씨도 있으셔서 동네에서는 꽤 유명하게 알려진 맛집이다. 물론, 수입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파트 단지 밖 치킨집이 또 있지만, 아내도 물론 나도 처가에서 만든 게 훨씬 맛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어제!

퇴근하고 저녁에 밥이 안 땡겨 처갓집에서 통닭을 한 마리 주문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장인어른이 배달을 오셨고, 나는 그동안 모아둔 쿠폰 10개를 드렸다.

일손이 부족해 장인어른은 부랴부랴 가셨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나에게 섭섭하다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아버지가 배달 오셨는데 집에 들어오라는 소리도 안 할뿐더러, 쿠폰으로 주문할 수 있냐고.

아내는 “생각을 해봐. 힘드시게 일하시면 돈 주고 사 먹어야지. 그리고 꼭 공짜 치킨을 먹어야 해? 좀 자기가 가면 안 돼? 그리고 장인어른이 오셨으면 차 한잔이라도 바쁘면 물 한 컵이라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서운함을 토로했지만,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장인어른이 배달하는 거? 안쓰럽다. 장모님께서 매일 기름 앞에서 닭 튀기는 것도 안쓰럽지만,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지금껏 모은 쿠폰도 가게에서 몰래 가져온 것도 아니고 처가에서 시켜먹고 받은 건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정말.

아내는 삐져서 통닭 안 먹겠다고 들어가 잠들어 버렸고, 일인일닭은 하는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정말 내가 쿠폰으로 통닭 시킨 게 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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