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세 자녀 역할·전문성 최대한 살리겠다"

2015년 3월 17일   School Stroy 에디터

파리 에어쇼서 간담회…’땅콩 회항’ 조현아 향후 경영복귀 배제 안해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조양호(66) 한진그룹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향후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16일(현지시간) 파리 에어쇼가 열리는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회항 사건 이후 세 자녀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 “덮어놓고 (기업을) 넘기지 않겠다”면서도 “세 명의 각자 역할과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Image

대한항공, 에어버스·보잉서 13조원 규모 차세대 항공기 100대 도입(서울=연합뉴스)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는 16일(현지시간) 파리 에어쇼가 열리는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에어버스,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100대를 신규 도입하는 항공기 구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왼쪽부터)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가 양해각서 체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6.16 << 대한항공 제공 >>

조 회장은 당초 “여기(항공기 구매 계약 현장)서 얘기할 사항이 아니다. 다 끝난 것이 아니고 할 얘기도 많으니”라고 말을 아꼈으나 질문이 거듭되자 “덮어놓고 다음 세대에 (기업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 있어야 물려준다. 세 명이 각자 전문성이 있으니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이 이날 항공기 도입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의미에 대해 “비행기에는 마케팅, 정비 등 여러 측면이 있다”면서 “훈련을 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이날 조 회장과 함께 르부르제 공항에서 에어버스와 보잉으로부터 13조원 규모의 항공기 100대를 신규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 회장은 자식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의식한 듯 “눈물을 흘려보고 찬밥도 먹어보고 고생도 해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타고 있던 대한항공 KE086을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22일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조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등기이사 직위 등은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마저도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뒤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조 회장은 회항 사건 전후 달라진 점에 대해 “‘소통 광장’을 만들어 직원이 원하는 바를 듣고 경직된 것을 뚫어주고 고쳐주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대한항공은 이 사건 이후 조직 문화가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사내 무기명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ungjin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