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가 27살이래요”

2017년 4월 19일   정 용재 에디터

▼사진출처 : MBC ‘왔다 장보리'(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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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3세인 아버지의 재혼, 상대는 27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엄마가 27살이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는 아빠의 재혼으로 인해 고민에 빠진 23살 여성 A씨의 사연이었다. A씨가 가진 엄마의 기억은 거의 없다. A씨가 4살 때 돌아가셨기 때문.

그래서일까. 사춘기 때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나도 엄마가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곧잘 했다고 한다.

A씨는 “그래도 나름 잘 자랐어요. 아빠가 참 많이 다정하시거든요. 아빠가 운영하시는 가게도 장사가 잘돼서 부족함 없이 잘 지냈습니다”라고 말했다.

스무 살 넘어서부터는 아빠에게 “이제 자식들 다 키우셨으니 아빠 인생 찾으세요”라는 말까지 했다는 A씨. 두 살 위의 오빠도 이따금씩 “어디 참한 아줌마 있으면 데려와”라고 말하곤 했다.

처음엔 “됐다. 너희 크는 거 보는 것 만큼 행복한 게 없다”라고 말한 아빠였건만 바로 어제 가게 끝날 시간에 A씨와 오빠를 따로 불렀다.

알고 보니 아빠는 현재 가게에 일하고 있는 미혼모 언니와 서로 좋은 감정을 만나고 있으며 A씨와 오빠만 괜찮다면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빠 가게에서 일한 지 2년이 좀 넘은 언니였다. 언니에게 4살 아이가 있다.

믿기지 않았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언니는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또 잘해주시고 가끔 아이한테 아빠처럼 대해줄 때마다 안되는 거 알면서 자꾸 눈길이 갔다. 나이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니는 27살, A씨 오빠보다 고작 두 살 위였다. 오빠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길로 집에서 나갔다.

A씨도 고민에 빠졌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다가 도저히 손에 잡히질 않아 조퇴하고 집에 왔다.

4시쯤 되었을까.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짐가방 싸들고 언니랑 아기가 들어왔다.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는지 해맑았다.

A씨는 “아빠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데려오신 분인데 오빠랑 2살 차이. 저랑 4살 차이. 이제까지 아빠가 저희를 위해 사신 삶 생각하면 이제 사랑도 하고 아빠 삶 누리며 살라고 하고 싶은데 27살 새엄마는 도저히 못 받아드리겠어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자식이니까 아빠 마음 이해하고 받아드려야 하는 건지. 저한텐 그냥 언니 느낌이에요. 4살짜리 꼬맹이도 우리 식구가 되는 거고. 아빤 그 애기 때문에 늙어서도 일하시고 힘드실텐데…”라고 덧붙였다.

착하고 예쁜 언니와 아이. 받아들여야 할까. A씨는 미치겠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사랑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이제는 받아들이세요”

“남 얘기니 쉽지. 내 얘기면 진짜 어려울 듯. 어떻게 받아들여”

“그냥 아빠는 아빠대로 같이 살라 하고 쓰니는 쓰니대로 언니로 지내야죠”

“그래도 찬성은 해주고 싶어요”

답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글쓴이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4살 위의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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