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저를 왕따시켰던 친구의 예랑이가 제 남편친구예요

2017년 4월 23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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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S ‘후아유'(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네이트 판


학창시절 자신을 따돌렸던 친구와의 뜻밖의 재회, 당신이라면 어떤 말을 또 행동을 할 수 있을까.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를 왕따 시켰던 친구의 예랑이가 제 남편 친구에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내내 왕따였다는 글쓴이 A씨는 최근 이 악몽 같은 기억을 다시금 꺼낼 수밖에 없던 충격적인 사건을 털어놓았다.

A씨는 “결국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퇴했어요. 자퇴 직후엔 왕따 트라우마에 밖에 나가지도 못했고 더운 여름에도 마스크 쓰고 후드티 입고 나가곤 했어요. 학교 친구들이라도 마주칠까 무서웠거든요”라고 말문을 뗐다.

결국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아예 다른 동네로 이사 갔고 검정고시에 합격 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남편 역시 대학생활 알바를 하면서 만나게 됐다. 남편은 A씨가 알바를 하던 음식점의 사장님이었다.

A씨는 “남자를 단 한번도 사귀어본 적 없고 그냥 사람이란 자체를 새롭게 사귄다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남편의 진심과 친구들의 응원으로 연애를 시작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학창시절의 악몽으로 ‘관계’라는 것에 힘들어하던 A씨에게 약이자 힘이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으면 늘 안아주며 토닥여줬고 7년 연애 끝에 작년 10월 결혼에 골인했다.

문제는 몇 달 전, 남편의 절친이 곧 결혼을 한다며 신랑측 들러리로 웨딩촬영을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귄 기간만 7년이었기에 남편의 친구들을 대체적으로 다 알고 있던 A씨는 흔쾌히 웨딩촬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촬영장에서 A씨는 심장이 덜컹 쏟아져 내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혼을 앞둔 남편 절친의 ‘예비신부’가 학창시절 내내 A씨를 괴롭혔던 그 친구였기 때문.

A씨는 “웨딩촬영 당일이고, 날이 날인만큼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려 애썼지만 힘들었어요. 그 친구도 절 보고 굉장히 당황한 듯 보였지만 다가와 오랜만이라며 팔짱도 끼더라고요”라고 끔찍한 재회를 설명했다.

이날 집에 가던 길 A씨는 남편에게 진실을 털어놨다.

“남편은 왜 이제와 말하냐며 어쩐지 제 낯이 어두웠다고 하더라고요. 친구에게 전화하려는 걸 겨우 겨우 말렸어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 친구 파혼 당했으면 좋겠고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저도 똑같은 사람이 될까봐 무서웠어요”

결국 남편과 A씨는 남편 절친을 통해 예비신부, 즉 A씨를 괴롭혔던 그 친구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남편이 직접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은 “내 와이프랑 같은 중, 고교 출신이라 들었다. 그 시절의 이야기도 모두 들었다. 하지만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내 친구에게 당신의 과거를 말하고 싶지 않다. 대신 내 와이프가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으니 사과 한 마디 정도는 해달라”고 부탁했고 잘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는 A씨에게 직접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니가 그렇게 입이 싸다는 건, 여우짓 할 때마다 알아봤다. 아무튼 미안하다. 근데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우같다. 그래서 내가 널 싫어했다. 이제 와 말하는 거지만 내가 좋아하던 남자애가 너한테 빼빼로데이날 고백한 게 싫었다. 애들한텐 창피해서 없는 험담하고 다닌 건 인정하지만 어쨌든 니가 여우짓한 건 맞지 않냐. 예비신랑에게는 약속대로 비밀로 해달라. 또 여우같은 짓 하지 말고”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미안함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과거 벌인 행동에 대한 변명에 가까웠다.

A씨는 답답했다. 마음 같아선 친구 머리채를 뜯어버리고 싶었다. 파혼 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힘들었던 만큼, 딱 자신만큼이라도 괴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머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그 친구와 똑같은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끝으로 A씨는 “벌써 10-13년 전 일입니다. 제가 너무 못된 건가요? 제가 너무 비겁한가요? 오래 전 일에 제가 너무 갇혀 사는 건 아닌지 아니면 더 이기적이어도 되는데 너무 바보처럼 멍청이처럼 나오는 건지… 여러 생각이 머리를 뒤집어놔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밤입니다”라며 “저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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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 친구는 무슨 잘못인가요?”, “남편 친구도 알긴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성인이 되어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네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세요! 예전과 다른! 그 친구는 아직도 님을 무시하고 있네요”,

“헐… 애가 있으니 파혼은 왠만하면 안 하시겠네요… 그 여자는 중학교 교사면서 그런 인성을 가지고 있다니 소름끼칩니다. 어디 중학교 교사인지 알면 좋겠는데 안 되겠죠. 글쓴이는 어린시절 마음고생이 커서 좋은 남편분을 만나신거 같습니다. 앞으로 행복하세요!”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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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