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업전문가 "북한 가뭄, 아직 재앙수준 아니다"

2015년 6월 19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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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 연풍호가 메마른 모습이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보면 연풍호의 2014년 4월 사진(위)은 물이 가득 차 있지만, 2014년 9월 사진(아래)은 가뭄으로 물이 말라버린 모습이 확인된다. (구글=연합뉴스 자료사진)

38노스에 기고 “신중접근 필요…수주간 강우 상황 지켜봐야”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1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 각지 농촌에서 모내기한 논의 30%가량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아시아지역 농업전문가인 랜들 이어슨은 18일(현지시간) 북한 전문웹사이트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가뭄은 아직 재앙적 수준이 아니다”라며 “최근 며칠간 내린 비가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면 모든 것이 정상화될 것이고 앞으로도 수주간 가뭄이 지속된다면 그때가서 우려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슨은 “북한 관영언론은 황해남·북도에 아무런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것은 과장된 것”이라며 “지난 3월 이후 해주에는 181mm, 사리원에는 102mm의 비가 왔으며 지난 수일간에도 48∼61mm의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슨은 “다른 지역의 강우량이 역사적 평균치보다는 낮지만 최근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평양은 지난 3월 이후 평균치(230㎜)보다는 낮지만 143mm의 비가 내렸으며 지난주에는 27mm의 비가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의 가뭄이 새로운 재난이라고 우려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지난해에도 가뭄 위기를 경고했으나 나중에 비가 와서 회복됐으며 옥수수 생산량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에도 북한은 세기적 가뭄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곡물수확량이 나쁘지 않았다”며 “당장은 우리가 북한의 강우량 부족 사태가 끝나기를 바래야 하지만, 북한의 경우 늘 그렇듯이 앞날이 확실치는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어슨은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과 관련해서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도의 영양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게 어려운 목표는 아니지만 북한은 1990년대 초 이래 아직도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슨은 “추가 원조나 국내적 공급을 통해서도 식량 공급사정이 충분히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엔은 북한 인구의 70%가 식량자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최근 농촌의 제한적인 자원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최소 작업단위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등의 농업혁신 정책은 토질개선에 도움을 주고 연간 생산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관찰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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