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에게 납치돼도 보험금 준다고!…보험 백태

2015년 6월 19일

첫 생명보험 체결 430여년…엽서보험에 처녀출산 보험까지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를 도우려고 외국인 ‘메르스 안심보험’을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체류기간에 메르스 확진을 받으면 보상해 준다는 것으로, 이달 22일부터 내년 6월 21일까지 1년 사이 한국에 들어온 관광객을 위해 정부가 보험료를 부담하는 내용이다.

다만 실효성이 불투명한데다 보험 상품을 내놓으려면 사고 유형과 빈도 등에 대한 위험률 통계가 있어야 하는데 메르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 리스크가 있다고 한다. 메르스 안심보험이 관광업계에 얼마나 도움을 줄 지 관심이 간다.

Image

마스크 쓴 외국인 관광객(연합뉴스 DB)

Image

파키스탄에서 교량을 건설중인 노동자들(AP=연합뉴스DB)

보험(insurance)은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특정 사고에서 생기는 경제적 타격이나 부담을 덜어주려고 다수 경제주체가 협동하여 합리적으로 산정된 금액을 조달하고 지급하는 경제적 제도’로 정의된다. 통계과 수학을 바탕으로 한다.

이런 현대식 의미의 보험과는 다르지만 위험(위기)의 분산과 이전, 손해보전 측면에서 보자면 보험의 역사는 굉장히 길다. 기원전 3~2세기 중국과 바빌로니아 상인들이 그 원조라고 하는데, 중국 상인들은 위험한 강을 건널 때면 화물을 여러 배에 분산시켰고, 바빌로니아 상인들은 상선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릴 때 화물이 해상에서 도난당하거나 분실됐을 경우 이 대부금을 갚지 않는 조건으로 추가의 비용을 냈다. 이런 보험의 개념은 기원전 1750년께 만들어진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도 기록돼 있다고 한다.

대부계약이나 다른 류의 계약들과 연계되지 않은 최초의 단독 보험계약은 1347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체결된 것으로, 상인들이 부동산 저당권을 자본금으로 해서 세운 일종의 보험회사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age

스티븐 스필버그(연합뉴스DB)

Image

아폴로 11 인류 최초 달 착륙(AP=연합뉴스 DB)

지난 18일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생명보험’ 계약이 체결된 지 432년이 되는 날이라고 한다.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절인 1583년 6월 18일 런던 부시장이었던 리처드 마틴 경이 윌리엄 기번스라는 사람을 위해 30파운드 13실링 4펜스의 보험료를 냈다는데, 마틴 부시장은 이 계약에 따라 기번스가 죽을 경우 383파운드를 받기로 했던 모양이다. 금세공인 출신에 조폐청장, 그리고 런던시장까지 역임했던 마틴 경에게 왜 이 보험이 필요했는지, 기번스가 뭘 하던 사람인지 등에 대해서는 즉각 확인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보험금이 보험료의 13배 가까이에 달했던 셈이다.

러시아에서도 대화재로 모스크바의 절반이 불탔던 1571년, 보험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보험의 실현은 그 후 20년이 지난 1591년에 이뤄졌다. 대형 화재가 다시 발생해 보리스 고두노프 황제가 ‘궁전재건을 위해 국고에서 5천 루블을 대부금(보험금)으로 적립할 것’을 지시한 게 시초다. 이후 러시아에 일종의 보험회사가 처음 등장한 때는 1786년으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국영대부은행 내에 보험국이 신설됐다고 한다.

러시아 시사주간 ‘아르구멘트이 이 팍트이'(논거들과 사실들. 이하 A&F) 18일 자 인터넷판이 세계 최초의 생명보험 계약 체결일을 맞아 보험에 관한 흥미로운 몇 가지 사실을 소개했다.

▲가장 비싼 보험 =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영화감독 중 한 명인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든 생명보험으로, 무려 12억 달러(약 1조3천261억 원. 이하 현재 환율)다.

Image

제니퍼 로페즈(AP=연합뉴스 DB)

▲미 항공우주국(나사) 우주인들의 ‘엽서 보험’ = 나사가 달 탐사를 준비하던 시절, 어느 보험회사도 우주인들에게 ‘생명보험’을 제공하기를 원치 않았다. 임무 자체가 너무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사는 ‘특별 우편엽서’라는 변칙 수법을 쓰기로 했다. 우주인들이 출발 직전 여기에 서명하도록 함으로써 누군가가 사망하면 가족들이 이를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 엽서보험은 별 쓸모가 없었다.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딜 수 있게 한 1969년 7월 아폴로 11호부터 1972년 4월 다섯 번째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6호까지 모든 유인 달탐사 비행이 아무런 사고 없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최초의 신체 일부 보험 = 무성영화 시절 미국의 배우인 벤 터핀이 ‘이색’ 보험의 첫 가입자다. 코미디 배우였던 터핀은 1920년대 자신의 눈에 2만 달러의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수많은 스타가 신체 일부 보험에 가입했는데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가 한때 자신의 다리에 500만 달러(55억2천500만 원)의 보험에 들었고 영국의 축구 선수인 데이비드 베컴은 자신의 다리에 7천만 달러(773억5천700만 원) 가치를 매겼다. 미국의 배우 겸 가수인 제니퍼 로페즈는 자신의 엉덩이에 3천만 달러(331억5천300만 원), 러시아의 가수 젬피라는 손가락에 보험을 들었다.

▲직원 복권 당첨용 보험도 = 영국에서는 고용주들이 직원들이 복권에 당첨돼 퇴직할 경우에 대비한 보험에 왕왕 가입하고 있다. 만일 2명 이상의 직원이 복권에 당첨돼 퇴직할 경우, 보험회사는 새로운 직원을 물색해주는 조건이다.

▲’처녀출산’ 보험도 있다 = 영국의 한 보험회사는 ‘처녀출산’ 보험 상품을 내놨는데 가입자가 무려 4천 명에 달했다. ‘성모 마리아’가 되고자 한 가입자가 납부해야 할 보험료는 연간 150달러(16만5천원). 대신 이 보험사는 성서에 기록된 이 기적이 재현하면 150만 달러(16억5천만 원)의 보험금을 지불한다.

▲’도덕적 일탈’ 대비 보험도 = 미국의 한 보험사가 내놓은 상품으로, 연예계 스타는 물론 정치인과 나 유명인사들이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명예가 실추될 것에 대비한 상품이다.

▲영국에서는 외계인에게 납치돼도 보험금을 탈 수 있다! =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 러시아인은 적지 않지만 아쉽게도 러시아에 아직 외계인의 습격에 대비한 보험은 없다. 그러나 영국의 한 회사는 외계인의 공격에 대비한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가 이미 2만 명을 넘어섰다.

ciw@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