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때문에 ‘알파고와 커제’ 대결 보지 못한 중국인들

2017년 5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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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뉴스1

중국인들이 자신의 집에서 펼쳐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바둑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23일 열린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계 바둑 최강자 커제 9단의 대결에 세계 바둑팬들과 정보기술(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서는 대국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알파고의 개발사은 구글이고, 구글은 중국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0년 초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반발해 중국에서 전격 철수했고, 중국 정부도 구글의 서비스 대부분을 차단해 버렸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바둑팬들은 우회접속(VPN)을 통해 유튜브 등에서 이번 대국을 지켜봐야 했다.

중국 바둑팬들은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불만을 쏟아냈다. “중국에서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데 중국 바둑팬만 볼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럴 거면 왜 중국에서 대국을 개최했느냐” 등의 항의 글이 빗발쳤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 구글의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에 구글의 웹사이트를 통해 대국을 중계할 수 있도록 로비했지만 중국 당국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는 중국 당국은 대국 중계를 허용할 경우, 구글에 대한 면죄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중계를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의 대표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중국 바둑팬들이 다양한 채널로 대국을 지켜볼 수 있도록 구글 사이트로 중계를 허가해 달라고 요청을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부됐다”고 밝혔다.

sino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