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아닌듯…” 층간소음 때문에 위층집 주인 살해한 남성의 ‘황당한 변명’

2017년 6월 2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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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이하)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층간소음을 이유로 위층에 있던 60대를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그의 아버지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이모(50)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2일 진행됐다.

춘천경찰서는 오전 10시부터 범행 현장인 춘천시 교동의 다세대주택에서 1시간가량 현장검증했다.

피의자 이씨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천천히 호송차량에서 내렸다.

얼굴에는 흰색 마스크와 아웃도어 모자를 착용한 채 힘이 잔뜩 빠진 걸음걸이로 범행 현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사건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시간 순서대로 당시 상황을 파악하려 했으나 이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얼굴을 내밀고 “억울합니다. 변호사를 불러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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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검증을 마친 이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피해자 김씨 살해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재차 묻자 “정황상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변호사를 부른 이유에 대해서는 “도움을 요청하려고” 라고 답했고,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죄송하고…그럴 뿐입니다”라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께 만취 상태로 흉기를 휘둘러 춘천시 교동의 한 주택 위층에 사는 김모(60)씨를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김씨의 아버지(90)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김씨 부자 등은 사건 발생 사흘 전부터 건물 2층에 마련한 신당에서 3개월 전 숨진 가족을 위한 천도재를 지내다 변을 당했다.

1층 원룸에 사는 이씨는 한 차례 항의한 뒤, 재차 올라가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며 층간소음에 대해 항의하다 김씨 부자가 나오자 흉기를 휘둘렀다.

이씨는 “평소 층간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중 술에 취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추가조사 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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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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