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물수능’ 예고…상위권 학생 변별력 논란

2015년 6월 24일

올해도'물수능' 예고…상위권 학생 변별력 논란

‘모의평가 때도 마스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시행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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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평가 영어·국어B 만점자수 작년 수능보다 대폭 증가

한문제만 틀려도 2등급…실제 수능선 난이도 조절 할수도

(세종=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올해 11월 치러질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작년처럼 쉽게 출제될 공산이 커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24일 공개한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서는 수능을 어렵지 않게 출제하겠다는 기조가 그대로 엿보인다.

평가원의 수능 모의평가는 수능의 출제 방향을 제시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시험은 작년 수능 출제 오류 사태에 따라 교육당국이 올해 3월 수능 개선방안을 내놓고 나서 첫 모의평가다.

이번 모의평가의 특징은 영어와 국어 B형에서 만점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두 영역에서는 만점을 받아야 상위 4%를 구분하는 1등급이 될 정도로 쉬웠다.

영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인 128점을 받은 만점자가 2만7천213명으로 전체 응시인원의 4.83%나 된다.

수능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5학년도 수능의 영어 만점자 비율 3.37%보다 높다.

평가원은 EBS 영어 교재의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일부 문항에서 변형된 문제를 출제했지만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지 않았던 셈이다.

여기에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교육당국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인문계 수험생이 많이 보는 국어 B형의 만점자 역시 1만2천537명으로 응시자의 4.15%나 된다.

작년 수능 만점자 280명과 비교해 대폭 늘었다.

평가원이 지난해 국어 B형이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고서 난이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학은 만점자가 A형이 1.55%, B형이 0.98%로 국어, 영어보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다.

그러나 이번 모의평가로 수능에서 영역별 난이도가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동안 실제 수능의 영역별 난이도가 6월, 9월 모의평가와 달라졌던 적이 많다. 지난해 국어의 경우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는 평이했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난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이번 모의평가는 2016학년도 수능도 작년처럼 쉬운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영어와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이 각각 3.37%, 4.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 “올해도 작년과 같은 출제기조를 이어간다”고 일찌감치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만점자가 많이 나오더라도 전체적인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주장이다.

대입전형에서 수능보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면접, 적성고사 등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모의평가처럼 수능이 출제되면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물수능’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영역에서 수험생들이 실력이 아니라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려 등급이 내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는 “이번 모의평가처럼 수능이 출제되면 상위권 학생을 상대로 변별력을 사실상 상실할 것”이라며 “우수 학생들의 상당수가 논술 전형에 집중하고 최상위권에서는 1∼2문제 실수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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