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유부남’한테 고백받고 고소했습니다”… 사이다 사연

2017년 6월 28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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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MBC ‘미스 리플리'(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저 잘한 거 맞죠?”

지난 27일 네이트 판에는 ‘회사에서 유부남한테 고백받고 고소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24살 여성 A씨는 “제가 과연 잘한 건가 싶고 불안한 마음도 있어서 조심스레 글을 써봅니다”라며 글을 뗐다.

A씨는 2주 전, 2년 간 ‘계약직’으로 일했던 첫 직장을 퇴사했다. 어차피 그만둘 계획이었지만 문제는 A씨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사실이 회사 내에서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남자’가 대놓고 훅 들이댔기 때문.

‘그 남자’는 다름아닌 평소 A씨가 친절하게 대하던 40대 ‘유부남’ 상사였다.

A씨는 “평소 저한테 ‘ㅇㅇ씨 점심 드셨나요?’ 뭐 이런 식으로 말 자주 걸고 제 자리에 사무용품 빌리러 쓸데없이 자주 오거나 커피 사다주는… 그런 분이었어요. 그분이 이번 설에 저만 따로 와인이랑 쪽지를 선물로 준 적도 있는데 그땐 막내사원 잘 챙겨주는구나 싶어서 그냥 넘겼습니다”라고 상사를 설명했다.

그러다 5월에 일이 터졌다. 꼭 새벽 1시나 3시쯤에 연락해 ‘ㅇㅇ씨, 자요? 자겠죠…?’, ‘그냥… 마음이… 화이팅입니다^^’ 등의 알 수 없는 카톡을 두세 번쯤 보냈다.

한번은 ‘안 잡니다’라고 답장을 하자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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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무슨 소리 하나 들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술 마신 것도 아니던데 계속 얘기하더군요. 평상시엔 ㅇㅇ씨라는 존댓말을 하는데 이땐 너, ㅇㅇ이~ 이러면서 반말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상사는 전화를 통해 “난 너가 후배로서도, 여자로서도 좋다. 그냥 ㅇㅇ이란 사람 자체가 참 좋다. 넌 날 어떻게 생각하냐. 혹시 일요일에 시간 되냐” 등 ‘개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총각이면 그러려니 이해하려고 했다. 이혼했냐고 물어보자 대답을 회피하던 그 남자는 “날 정말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게 1도 없냐”라고 물었고 이에 A씨는 단호하게 “없습니다”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 이후 송별회겸 회식자리에서 친한 팀원 몇 명에게 결국 이 이야기를 털어놨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소문이 좋지 않았다.

팀원들은 “기어이 사고를 쳤다”, “가만 놔두지 말아라”, “용기내서 잘 얘기했다”, “나가는 마당에 힘들겠지만 너가 움직여야 다른 피해자가 안 생긴다”, “이 기회에 개쪽을 줘라” 등의 의견을 냈다.

결국 A씨는 사내 윤리경영팀에 익명으로 증거자료가 될만한 카톡, 통화내역, 선물 등을 모두 제출했다. 그간 보복범죄니 뭐니 무서운 마음에 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용기를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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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저는 퇴사를 했지만 어제 다시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표이사 보고까지 갔고 징계위원회 날짜 잡히면 이제 회사 사이트에 바로 공지 뜰거라고요. 그때 다시 연락 주겠다고…”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제가 성희롱으로 신고는 했지만 기껏 감봉 3개월이나 아마 근신 1개월… 잉렇게 처리될 거 알고 있어요. 근데 저희 회사는 사우 사이트에 실명 그대로 전체공지가 뜹니다. 저는 그걸 바라고 신고한 거에요. 얼마나 쪽팔릴까 한번 당해봐라 하고요”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도 자신이 잘한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는 A씨.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대기업이라 그런지 좋은 제도가 있어 다행이네요. 잘하셨어요. 아저씨가 어디 젊은 20대 어떻게 한번 꼬셔보려고…”

“님 개인정보 조심하셔야겠어요. 연락처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집같은건 그유부남이 알고 있으면 보복할까 걱정이에요. 회사사람들이 유부남 평판 안좋고 꼴불견인건 알지만 그냥 나둔건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해야하기 때문에 그냥 참은건데 글읽고 느낀건 님 퇴사하고 나간다고 부추겨서 그유부남 신고하게 한거 같은 분위기네요. 신고가 잘못된건 아니지만 사회가 무섭고 워낙 또라이들이 많아서 님이 걱정입니다. 혹 그쪽에서 다시 연락오면 통화녹음하시고 조심하세요.”

“저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완강하게 거부를 하고 혼자 묻어두고 지냈거든요ㅋㅋ 그런데 그 사람이 뭐가 두려웠는지 자기가 먼저 선수 쳐서 소문을 내야겠다 싶었나봐요 유부남인 자기에게 자꾸 꼬리를 친다고 소문을 냈더군요 정말 인간성도 쓰레기였어요ㅋㅋ”

“회사에 치근덕 대는 유부남 짱많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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