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아들 ‘갑질’로 직원들 단체 퇴사해 문 닫은 극장

2017년 6월 2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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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메가박스 제주아라점의 운영이 일주일 가까이 중단됐다. 영화관 측은 영사 시스템 장애 등의 사정 때문이라고 하는 반면 직원들이 경영진과의 갈등 끝에 집단으로 사표를 제출해 벌어진 일이라는 얘기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메가박스는 지난 24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제주아라점이 현재 지점 내부 사정으로 인해 잠시 영화 상영을 중지하고 있다. 서둘러서 조치한 뒤 다시 인사드리겠다”며 상영중단 안내를 했다.

영화 상영은 지난 23일 오후부터 중단돼 28일 오후 현재까지도 재개되지 않았다. 제주아라점은 영화관 입구 등에 붙인 임시휴관 공지를 통해 “영사 시스템 장애, 극장 전산 시스템 장애 등의 사정으로 예고없는 상영 중단이 발생했다.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화관 측의 설명과는 달리 기존 직원들이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집단 사표를 내면서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없게 돼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월 메가박스 제주아라점을 운영하는 회사의 사내이사 K씨의 아들 A씨가 직원으로 입사했는데, A씨의 업무 태도 등으로 인해 기존 직원들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이사·부점장·매니저 등 직원 6명이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는 것이다.

퇴사한 직원 B씨는 “A씨는 말단인 바이저로 근무하게 됐는데 다른 직원이 A씨에게 업무를 가르치려고 하자 A씨가 ‘내가 누군지 아냐, 나 이런 일 할 사람 아니다’, ‘내가 먼저 그만두나, 네가 먼저 그만두나 보자’고 하는 등 문제가 잇따랐다”며 소위 ‘갑질’로 비칠 만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영화관 사장으로 온다는 얘기가 나오자 더이상 회사를 다닐 수가 없다고 판단해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B씨는 전했다.

게다가 사측은 그만둔 직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직무에 대한 어떠한 인계수단이나 방법 없이 갑자기 회사를 떠남은 물론 아무런 조치도 없이 회사를 떠나 영화관 운영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해 회사에 엄청난 유·무형의 재산상 손실을 끼쳤다”며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직원 B씨는 “우리는 이미 지난 5일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인수인계를 받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사측은 손해배상 내용증명서를 보내놓고서는 한편으로는 직원들에게 전화해 회사로 돌아온다면 손해배상은 없던 일로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아라점 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영화관에 있던 한 직원은 “이번주 내로 상영을 재개하기 위해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는 등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대표가 공식 입장을 낸다고 들었다”며 말을 아꼈다.

메가박스 제주아라점은 2013년 12월 문을 열었다. 제주시 이도지구, 아라지구 등과 인접해 많은 도민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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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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