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희귀병 딛고 엄마 품에 안긴 미숙아 생존기

2015년 7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739066_278741_5539

출처 : www.knuh.or.kr


강원대병원…미숙아에 드문

‘비후성 유문 협착증’ 수술 성공

.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다시는 못

볼까 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몰라요.”

.

쌍둥이 중 첫째 아들을 안은 이모(31·여)씨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

극소 저체중과 희귀병을 딛고 엄마 품에 안긴

 생후 2개월 된 아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금세 잠들었다.

.

이씨는 지난 5월 강원대학교병원에서 임신

8개월 만에 남녀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

그는 태아가 분만되기도 전에 태반이 떨어져

자궁서 출혈이 일어나 잘못하면 태아가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1.7kg,

1.5kg의 극소 저체중 미숙아 쌍둥이를 낳았다.

.

그러나 출산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첫째가 ‘비후성 유문 협착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을 느꼈다.

.

비후성 유문 협착증은 출생 후 진행하는

질환으로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드물고,

특히 생후 1주일 내에 수술까지 하는 것은

국외 학계에 보고할 만큼 드문 일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

아기는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입구가

붙어 좁아진 탓에 튜브를 넣고 수유를 해도

소화시키지 못하고 구토증세를 보였다.

.

결국, 아기는 세상 빛을 본 지 6일째 되는 날

엄마 품에서 떨어져 다시 수술실로

들어가야 했다.

.

다행히 전신마취 상태에서 진행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

하지만, 아기는 엄마의 품이 아닌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옮겨져 이씨에게 아기를

안는 것은 욕심이었다.

.

이씨는 아기를 안아보지도 못한 채 치료받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했다.

아기는 한 달간의 인공호흡기 치료,

항생제 치료, 무호흡치료 끝에 지난달 30일

2.5kg의 건강한 체중으로 무사히 엄마

품에 안겼다.

.

이씨는 “성공적인 장 수술을 받은 첫째가

무사히 둘째와 같이 퇴원하게 되어 병원

의료진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

김은선 강원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기가 질환을 앓고 성장하면 간 기능

부전이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며 “의료진의 협동진료로 미숙아에서 드문

희귀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고 신속히 수술을

진행해 합병증 없이 치료한 사례로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

conanys@yna.co.kr

<저작권자 (C) 연합뉴스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