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병원…미숙아에 드문
‘비후성 유문 협착증’ 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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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다시는 못
볼까 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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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중 첫째 아들을 안은 이모(31·여)씨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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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소 저체중과 희귀병을 딛고 엄마 품에 안긴
생후 2개월 된 아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금세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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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 5월 강원대학교병원에서 임신
8개월 만에 남녀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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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태아가 분만되기도 전에 태반이 떨어져
자궁서 출혈이 일어나 잘못하면 태아가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1.7kg,
1.5kg의 극소 저체중 미숙아 쌍둥이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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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출산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첫째가 ‘비후성 유문 협착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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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유문 협착증은 출생 후 진행하는
질환으로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드물고,
특히 생후 1주일 내에 수술까지 하는 것은
국외 학계에 보고할 만큼 드문 일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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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입구가
붙어 좁아진 탓에 튜브를 넣고 수유를 해도
소화시키지 못하고 구토증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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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기는 세상 빛을 본 지 6일째 되는 날
엄마 품에서 떨어져 다시 수술실로
들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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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전신마취 상태에서 진행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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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기는 엄마의 품이 아닌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옮겨져 이씨에게 아기를
안는 것은 욕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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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아기를 안아보지도 못한 채 치료받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했다.
아기는 한 달간의 인공호흡기 치료,
항생제 치료, 무호흡치료 끝에 지난달 30일
2.5kg의 건강한 체중으로 무사히 엄마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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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성공적인 장 수술을 받은 첫째가
무사히 둘째와 같이 퇴원하게 되어 병원
의료진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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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선 강원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기가 질환을 앓고 성장하면 간 기능
부전이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며 “의료진의 협동진료로 미숙아에서 드문
희귀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고 신속히 수술을
진행해 합병증 없이 치료한 사례로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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