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를 내 생일선물로 준 ‘단짝’ 친구

2017년 7월 18일   정 용재 에디터

생일선물로 친구의 ‘두 줄’이 선명한 임신테스트기를 받았다는, 놀라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네이트 판에는 ‘임신테스트기를 내 생일선물로 준 친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26살 직장인 A씨에게는 중학교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는 친구 B씨가 있다. 취미도, 성격도 너무 달랐지만 신기하게도 참 잘 맞았던 친구였다.

친구 B씨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2년 연애하던 남자친구와 바로 결혼했다. A씨는 친구의 남편에 대해 “나이는 서른. 일용직 근로자입니다. 친구 말로는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 형편이 힘든 건 알고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친구의 결혼식 때 A씨는 자신이 그간 아르바이트로 모아둔 돈과 용돈 등을 합해 ‘200만원’을 축의금으로 선물했다.

또한 매년 생일마다 갖고 싶어하던 노트북이나 화장대, 부엌 리모델링 비용을 선물했다. 비싼 것은 아니었다. 소셜에 패키지 할인으로 나온 것을 봐두었다가 선물했다.

하지만 친구는 매번 A씨의 생일 때마다 집안에 큰 일이 생기곤 했다. 때문에 A씨는 친구에게 선물을 받는 것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져 일부러 연락을 피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연락하는, ‘그런 식’의 일들을 반복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7월 17일 A씨의 생일, 친구는 “그간 선물 못해줘서 미안하다. 준비한 선물 꼭 주고 싶다”라며 수도권에 살고 있는 A씨를 자신이 살고 있는 대구에 놀러오라고 했다.

A씨는 “꼭 직접 오라고 하길래 연차를 내고 갔어요. 또 친구가 가고 싶어했던 맛집도 있었고. 물론 친구가 결혼해서 생활비에 힘들어 하는 거 아니까 제가 내겠다고 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구에 도착해 친구와 맛있게 밥을 먹은 A씨. 이후 디저트 카페에 가서 친구는 선물을 건네며 “지금 한번 풀어봐”라고 말했다.

그런데 친구의 선물은 ‘임신테스트기’였다. 두 줄이 선명한. 즉, 자신의 임신을 선물로 준 것.

A씨는 “자기 임신했는데 기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조금 서운했어요. 그동안 이 친구한테 뭘 바라고 선물한 건 아니었지만 어떤 반응을 원해서 선물한 건지 싶다가도 저랑 친하니까 서프라이즈로 알려주고 싶었던 건가 싶기도 해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A씨의 표정이 안 좋은 것을 본 친구는 헤어진 후 “속상하다. 축하해주고 울 줄 알았는데 서운하다. 남편이 나가지 말랬는데 일부러 시간 내서 간 거였다” 등 도리어 서운함을 표출했다.

이어 A씨가 자신의 카톡을 ‘읽씹’하자 친구는 “사실 선물이 있었는데 실수로 두고 왔어”라며 한시간에 한번꼴로 카톡을 계속 보내고 있는 상황.

하지만 A씨의 마음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다. A씨는 “솔직히 왜 남편분이 저를 보지 말라고 했는지. 내가 잘못한 게 있는지 싶기도 해서 저도 잠 못 이루고 있는데 제가 서운해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제가 계산적인 건지 헷갈려서 조언 요청 드려요. 제가 사과해야 하는 거면 진심으로 친구에게 사과하고 그게 아니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국 A씨는 후기를 통해 “친구에게 서운한 감정 전부 말했고 차단했어요. 정신 차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진짜 호구였네요”라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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