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진정속 다른 감염병 확산…야생진드기 사망 4명

2015년 7월 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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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 왼쪽부터 암컷, 수컷, 약충, 유충.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일해·볼거리 등 잇따라…아열대 뎅귀열,

말라리아도 발병

 .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는 기본…

예방접종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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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연합뉴스) 온 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이 진정되자 다른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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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각종

감염병이 올해 전국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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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부터 말라리아,

뎅기열 등 종류도 다양하다. 고령자나

중증 질환자는 감염후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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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가

가장 위험하다. 이 진드기에 물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올해

총 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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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제주도의 한 농장에서 일하던

74세 남성이 진드기에 물려 올해 처음

SFTS로 사망했다. 이어 경남 고성, 경기,

경남 양산에서도 1명씩 숨졌다.

4명의 사망자는 모두 70∼80대의 고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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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S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진드기

서식처 등을 소독하는 등 긴급

방역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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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2011년 원인 바이러스가 확인된

 SFTS는 2013년 5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그 해는 36건(사망 17건),

지난해는 55건(16건) 발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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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열이 난다.

38도 이상의 고열,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등 증상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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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가 심해지면 근육통,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을 동반하다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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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참진드기가 활동하는 4∼11월에는

야외활동 때 돗자리를 사용하고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는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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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군 법정감염병인 백일해 환자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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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일부 초등학교에서 최근 백일해

환자 8명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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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부터 창원의 초등학교 두 곳에서

각각 3명씩 6명이, 김해의 한 초등학교에서

2명이 백일해에 걸렸다. 3명이 완치됐지만,

나머지는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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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 보건소는 확산 방지를 위해

학생과 교직원 등에게 예방접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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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서도 지난달 19일 남·여 영아 3명이

백일해 환자로 신고됐다. 산후조리원

퇴실 후 1주일가량 지나서 발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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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전국 백일해 환자는 모두

73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에는 36건,

지난해에는 88건이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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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에 걸친 발작적 기침이 대표

증상이다. 환자 접촉이나 기침·재채기

등으로 전파되는 백일해는 예방접종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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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제2군 감염병)도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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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올해 볼거리에 걸린 학생이

1천96명에 달한다. 경남에서는 학생

705명이 볼거리로 확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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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도 473건이 신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0건보다 125%(263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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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현재 전국 볼거리 감염자는

1만3천372명이다. 볼거리는 2013년

1만7천24건, 지난해 2만5천286건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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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이나 호흡기 비말(飛沫) 등으로

옮기는 볼거리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등 개인위생을 지키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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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에서는 아열대 지역에서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뎅기열(제4군 감염병) 환자가 2명

발생했다. 말라리아(제3군 감염병) 감염자도

9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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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감염병이 퍼지는데도 정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예방 및 치료에 한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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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최근 감염병이

늘어나는데도 예산 문제로 속수무책이다.

2011년 1천368건인 감염병이 지난해

5천379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5월까지만 4천477건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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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지난해 예산은

828만원에 불과했고 그나마 올해는 관련

예산이 한 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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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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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장마철을 맞아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감염병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만큼 각자가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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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는 기본 수칙이고

감염병을 차단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예방접종을 꼭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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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이재림 송형일 전지혜 이상현

황봉규 김진방 박창수 김선경 기자)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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