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남의 아이를 때렸어요”

2017년 7월 21일   School Stroy 에디터

“우리 엄마한테 왜 까불어~~~”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남의 아이를 때렸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날 남편과 간만에 입에 ‘기름칠’을 하기 위해 소고기를 먹으러 간 글쓴이 A씨.

때마침 바깥 테이블에 꽉 차 방에 앉게 된 부부는 등심과 갈비살을 시켜 맛있게 먹고 있던 중 여섯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대뜸 다가와 숟가락으로 남편의 머리를 ‘딱’ 때려버렸다.

옆, 옆 테이블 일행 중 한 명의 아이인 듯 싶었다. 놀라긴 했지만 그쪽 테이블은 아예 이쪽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른 채 수다를 떨고 있었고 A씨 부부 역시 ‘우리도 애 키우는 입장인데 그냥 넘어가자’ 싶어서 넘어갔다. 근데 그게 실수였을까.

아이는 2,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뛰어와 이번에는 남편의 등을 자신이 조금 전까지 쭉쭉 빨던 숟가락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결국 화가 난 남편은 “너희 어머니 누구니?”라고 물었고 그제서야 그쪽 테이블에서 아이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모르는 사람한테 막 가고 그러는 거 아니야~ 이리와”라고 아이를 데려갔다. 사과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A씨는 “원래 신랑 스타일이 할말은 다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 아주머니한테 ‘아니, 애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지금 남의 테이블 와서 숟가락으로 사람을 막 때리는데 사과부터 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아~ 미안해요. 애가 좀 장난이 심하네요. 애가 그런 건데… 아프셨어요?’ 라고 비꼬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공공장소에 애기 데려오실 때는 예절교육 좀 잘 시키세요. 기분 좋게 외식 와서 이게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네요’ 했더니 그 아주머니 왈 ‘애가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교육이 어쩌고 저쩌고 들을 이유는 없네요. 일단 죄송한 건 죄송한 거지만 그쪽도 주제 넘는 거 아시죠?’ 이러는 거에요. 제가 싸우려고 하자 신랑이 겨우 말렸어요”라고 말했다.

남편은 그 아주머니에게 “조용히 식사하고 가시죠? 그리고 저 아이 또 저희 쪽으로 와서 피해주면 저희도 그쪽 테이블 가서 똑같이 해드리든지 어떤 식으로든 조치 취할 거니깐 애 간수 잘하세요”라고 마무리 지었다.

그렇게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테이블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아이가 뒤돌아서 쫓아오더니 “왜 우리 엄마한테 까불어~~”라면서 A씨의 머리를 그 숟가락으로 때리는 것.

A씨는 “아무리 조막만한 아이가 때리는 거라 하더라도 숟가락으로 머리 맞으면 얼마나 아픈지 아시죠? 너무 아파서 ‘아!’ 하면서 그 애를 밀쳐냈는데 신랑이 결국 폭발해서 애를 확 낚아채더니만 숟가락으로 그애 머리를 때렸어요. 너도 맞아보라면서. 애엄마 와서 막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지르고 그래도 남편은 애 잡고 안 놔주고 한 5, 6대 톡톡톡 때리더니 그제서야 놔주더라고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주머니는 경찰에 신고하겠다, 진단서 뗀다고 소리쳤고 남편은 “신고하세요. 문제 생기면 치료비 드릴게요. 단 저희도 맞았으니 우리 진단서도 뗄게요”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그쪽 아이 살짝 맞은 건 경찰 부를 일이고 남의 와이프 아이가 있는 힘껏 숟가락으로 친 건 아이가 한 일이니 우리가 넘어가야 돼요? 한번도 아니고 두 번째 와서도 좋게 넘어가려 했는데 왜 남의 와이프 머리를 먹던 숟가락으로 때려요? 내 성격 같아선 애XX고 나발이고 귓방망이를 때렸을 텐데 우리도 애 키우는 입장이라 이 정도로 넘어가는 걸 감사하게 여기세요”라고 자신의 명함을 꺼내서 아줌마에게 쥐어줬다.

“고소를 하든 신고를 하든 맘대로 하시고 하시면 우리도 맞고소 할 거니까 피차 피곤해져봅시다”

남편의 마지막 말에 아줌마는 부들부들 떨면서 아이와 함께 나갔고, 부부는 그제서야 조용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A씨가 남편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자 남편은 “나 좀 멋있었떤 것 같아. 와이프를 위해 30년간 모아온 내 안의 분노를 폭파시켰어”라며 “나에게 돌을 던지는 건 용서할 수 있으나 우리 마누라를 숟가락으로 때리는 건 용납할 수 없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A씨는 “애 키우다 보면 애가 장난칠 수도, 실수할 수도 있지만 애엄마로서 최대한 남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하고 아줌마라고 철판 깔고 그러지들 맙시다”라며 “아무리 그래도 애를 때리냐고 욕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일단 너무 통쾌했고 신랑도 애를 세게 때린 게 아니라 살짝 아플 정도로 툭툭 때린 거라 제 입장에서는 신랑이 잘했다 생각했어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분 멋있어요. 잉꼬부부네요”, “진짜 이런 엄마들이 있다고요?”, “애기행동에서 답나옴. 우리엄마한테 왜 까불어라니. 얼마나 엄마가 오냐오냐 키웠으면” 등의 다야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 사진=MBC ‘지붕 뚫고 하이킥'(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네이트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