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번 찍힌 계란은 버리세요”… 일단 피해야 하는 ‘살충제’ 계란

2017년 8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살충제 계란 파문] “환불해주세요”…”08번 경기도 계란 버려라”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휴일을 맞아 장을 보러 나간 소비자들이 아연실색했다.

15일 주요 대형마트와 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 편의점들이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소식을 모르고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텅 빈 계란 판매대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계란을 구입하려던 소비자들도 계란 판매 일시 중단 안내 공지를 보고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판매를 중단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주문한 상품에 대해서도 판매 재개 전까지 결품처리하고 있다.

살충제 계란 검출 소식이 퍼지면서 계란 환불 문의와 요구도 이어졌다.

서울 목동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쇼핑을 왔다가 계란 판매 중단 소식을 접하고 놀라는 고객들이 많다”며 “살충제 계란 검출 소식이 퍼지면서 환불 여부 등을 묻는 고객 전화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신선식품에 대한 환불 규정에 따라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에서 납품받은 계란은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영수증을 첨부하고 개봉하지 않은 정상 제품의 경우 규정에 따라 환불받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안전 조치 차원에서 모든 계란류 판매를 중단했으며, 소비자 불안이 커진 만큼 구입 시기와 관계없이 환불에 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정상 제품에 대해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

환불 여부를 떠나 이미 구입한 계란을 먹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경기도에서 생산된 계란을 구별하는 법도 공유되고 있다. 이번에 살충제 성분이 경기도 남양주시와 광주시 농가에서 검출된 만큼 경기도산 계란은 일단 피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계란 껍데기에 생산지 시·도를 구분해 두 자릿수 숫자를 찍게 하고 있다.

서울은 ’01’, 부산은 ’02’ 등으로 표시하는 식으로, 경기는 ’08’이다.

이 때문에 “08번이 새겨진 경기도 계란은 버려라”는 말이 돌고, 집에 있는 계란이 ’08’이 찍힌 경기도산인지 확인하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직장인 정 모(40) 씨는 “구매해둔 계란이 있는데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찝찝하다”며 “정부가 조사한다고 하니 지켜보겠지만, 판매가 재개된다고 해도 당분간 계란을 사 먹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0시부터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지시켰으며, 모든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전수 검사를 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으로부터 계란을 공급받는 유통상을 점검해 해당 계란이 얼마나, 어디로 유통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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