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현실적이라서 더 먹먹해지는, ‘전남친 만나고 온 후기’

2017년 8월 25일   정 용재 에디터

“이젠 정말 끝이다. 제발 잊고 싶다”

전남친과의 재회담, 이보다 더 현실적일 수 있을까. 마음정리할 겸 털어놓는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오늘의 유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오늘 19시에 전남친을 만났다. 우리가 예전에 가장 많이 데이트하던 곳에서. 이상한 기분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먼저 이들은 밥을 같이 먹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면서 전남친은 이런 저런 음식점을 가리키면서 그녀에게 물어봐줬다. 그것이 꼭 자신을 신경써주는 것 같아 마음이 마구 떨렸다는.

그렇게 고른 메뉴는 초밥.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식사자리는 ‘겉절이’ 같은 내용의 대화가 가득했다.

밥을 먹고 카페를 갈까 했지만 전남친은 칵테일바를 가자고 했다. 또 마음이 마구 떨렸다는.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자고 한 칵테일바는 지난해 빼빼로데이에 함께 간 곳으로 서로 기대어 쉴 수 있게끔 만들어진, 밀착될 수밖에 없는 자리였기 때문.

“그곳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추억은 다 지웠겠지… 생각했었기 때문에”

하지만 달라진 점은 굉장히 가깝게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조금의 터치도 하지 않으려 애를 쓴 것이었다.

그곳에서 나와 조금 걷고 싶었지만 전남친은 너무 춥다며 집에 가자고 했다. 싫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또다른 기대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까. 그녀는 헤어지기 직전 “우리 마지막으로 보는 거지?”라고 다시금 확인했고 전남친은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늘 나는 또 한번 느꼈다. 나는 그와 다신 연인이 될 수 없으며 그의 마음을 동요시키기에 나는 한없이 부족하며 아니 원래부터 불가능한 일이며 이대로 아는 사이로 지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그녀는 다시 한번 “이젠 연락하거나 보자는 말 안 하겠다고. 잘 지내라고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충분히 술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술의 힘을 빌려 함께 있을 수도 있었지만 다음날 아침 느낄 죄책감과 외면 당할 자신이 너무나 불쌍해서 그러지 못했다고.

그녀는 “너무나 안기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건 사랑이 아니라 욕구로 기억될테니. 그러지 못했다. 이젠 정말… 끝이다. 제발 잊고 싶다”라고 먹먹하게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마음을 동요시킬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

“저런 전남친이 있긴 있구나. 난 마주치기만 해도 욕 나오고 침 뱉고 싶은 게 전남친인데”

“저럴 것 같아서 만나자는 연락을 못함”

“헤어지면 다시 안 보는 게 안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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