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아이돌이 된 아이들, 섹시한가요?

2017년 9월 1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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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된 아이들, 섹시한가요?

’16살의 섹시함’. ’16살’과 ‘섹시함’, 어딘가 불편하다고요?

청소년 아이돌의 무대공연이 끝나고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기사 제목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무대에 오르는 아이돌이 어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2년새 데뷔한 아이돌 그룹의 평균 연령은 16.5세로, 중학교 3학년 수준에 불과하죠.

작년 기준 12세 이하 연습생 수는 9명. (2016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 보고서)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에서는 멤버 중 최소 1명 이상이 미성년자입니다.

중·고등학생이지만 대중에게 선보이는 의상과 춤은 또래와 사뭇 다른데요. 몸매를 부각하는 차림이나 과감한 안무가 나이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방영 중인 예능 ‘아이돌 학교’의 경우, 만 12살 초등학생 연습생이 일본 교복 형태의 짧은 의상을 입어 비판을 받았죠.

나이가 어린 만큼 노출 요구를 거절하기란 더욱 힘듭니다.

한 연예인은 최근 토크쇼에서 데뷔 시절 노출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속바지가 다 보이는 치마가 부담스러워도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어요. 신인인데다 10대라는 이유로 눈치가 보였거든요.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 공연 내내 부끄러움을 참다 무대가 끝나고 몰래 울기도 했죠.”

선정적인 무대를 강요받지만 성 자체에 대한 이해는 부족합니다. 스캔들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사에서 연애를 금지하는데다 성교육 기회도 거의 없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매년 15시간씩 의무로 성교육을 받고 있는데요.

기획사의 경우 콘텐츠진흥원에 연습생 성교육 강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이뤄진 성교육은 단 32회. 이마저도 강사 한 명이 전담하다 올해에서야 두 명으로 늘었습니다.

JYP 등 일부 기획사에서 자발적으로 전문가를 초빙해 성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전국 연예기획사 2천190개, 연습생 100만 명 시대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죠.

계속되는 성상품화 논란과 부족한 성교육에 청소년 아이돌은 두 번 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돌이기 이전에 아이들입니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보호가 우선이지 않을까요?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조윤진 김유정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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