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 “폭력 게임에 중독되면 인간을 물건 취급한다”

2017년 9월 8일   정 용재 에디터

비행 청소년들에 대한 판결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게임 중독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지난 7일 천종호 판사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폭력 게임을 하게 되면 일방적으로 총을 쏘고 흉기로 찌르고 피 튀기는 장면을 일방적으로 보게 된다”며 “그게 본인에게는 인격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인격적 공감 능력을 기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게임 중독의 심각성과 관련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8년 전 사건으로 기억한다”며 “폭력 게임에 중독된 10대 후반의 청소년 2명이 심야에 택시를 타고 부산에서 김해까지 이동한 뒤 시가지 와곽 으슥한 곳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찔러 즉사시킨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 사건을 검토하면서 무자비한 폭력 게임의 중독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청소년들이 고강도 폭력 게임에 중독돼 있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

천종호 판사는 당시 청소년들이 본인의 순간적인 쾌감만 쫓을 뿐 타인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공감 능력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도 폭력 게임과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정규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부모의 관심도 받지 못한 아이들이 갈 곳은 PC방 밖에는 없고, 결국 폭력물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한편, 소년법 폐지에 대해서는 “소년법 폐지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부산 여중생 폭행 가해자들의 책임을 엄격히 추궁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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