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코미디 황제’ 故 이주일의 묘가 사라졌다”

2017년 9월 14일   정 용재 에디터

코미디 황제 故 이주일(1940년~2002년)의 묘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방송된 TV 조선 탐사 보도 프로그램 ‘세7븐’은 ‘故 이주일, 사라지다’라는 방송을 통해서 강원도 춘천의 한 묘원에 묻혀있던 이주일의 묘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제작진은 이주일의 묘를 확인하기 위해서 춘천의 묘원을 찾았고, 그의 묘가 사라져 있음을 확인했다.

더 확인해본 결과 이주일의 비석은 판매용 전시 공간에 버려져 있었고, 그의 묘가 있던 묘지에는 다른 사람의 묘가 들어서 있었다.

이에 대해서 묘원 관리인은 “치워버리려다가 유명한 분이고 공인이라 처분할 수 없으니까 여기 모셔둔 것”이라며 “관리비 체납 때문에 무연고자 묘로 처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의 묘가 갑자기 사라진걸까?

이주일의 여동생은 “어느날 묘원에서 관리비가 체납됐다는 연락이 왔다. 연고지 없는 묘로 취급해 묘를 옮겨벼렸다고 하더라”며 “오빠와 어머니 묘를 파서 옮기고,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 묘를 썼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서 “오빠의 부인이 전화가 와서 ‘관리비가 없어서 모셔갔다. 네가 관리비 낼 거냐’고 하더라. 오빠랑 엄마 묘까지 다 파갔다”며 “관리비를 낼 테니까 유골을 달라 했더니 그 다음부턴 전화도 안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제 14대 국회의원 재산 공개 당시 이주일은 당시 기준으로 44억이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주일의 죽음 직후인 2003년 가족들은 그가 보유했던 재산을 모두 정리했고, 주변 사람들은 “집이 망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관리비 체납에 대해 확인한 결과, 1년에 100만원 안팎인 관리비 체납은 무연고로 처리될 긴 기간도 아니었으며, 안쓰러운 마음에 내지 못한 돈을 대신 내준 지인도 있었다고.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가까스러 큰딸을 만날 수 있었다. 이주일의 큰딸은 아버지의 묘를 이장한 것은 맞지만 관리비와는 무관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녀는 “묘 관리비가 체납된 적이 없다. 이장할 때 납부한 관리비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다”며 “어머니가 개장하셨다. 우리는 유골을 어떻게 하려고 머리르 쓰거나 산적이 없다. 결백하다. 정말 가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버지 유골은 엄마 방 항아리에 담겨 있다. 할머니는 화장하고 아버지는 모시고 온 것”이라며 “돌아가신지 10년이 됐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어서 파낸 것이다. 어머니가 ‘의논은 하고 할 걸 그랬다’면서 부덕하신 거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동생과 큰딸의 주장이 상반되기에 이주일 묘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었으나, 이주일의 묘가 없어진 배경에는 가족간의 갈등이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한편 故 이주일은 1965년 샛별악극단 사회자로 활동하다 연예계에 입문한 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일단 한번 와보시라니까요” 등의 숱한 유행어를 남긴 코미디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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