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10만원 내고 ‘5명’ 더 데려온다는 친구

2017년 9월 15일   정 용재 에디터

축의금 10만원에 다섯이라.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A씨에게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직접 커뮤니티에 글을 썼을까. A씨는 최근 네이트 판을 통해 자신의 황당한 사연을 풀었다.

“친하게 지내는 학교 밴드 동기가 있는데 얼마 전 그 친구가 결혼을 했어요. 당연히 저도 갔고요. 저는 그 친구 결혼식 때 남자친구와 가서 축의금 20만원 내고 축하해주고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가 만삭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자리에서 A씨는 ‘맘카페 회원’ 5명을 우연히 만나게 됐다. 친구는 평소 출산을 기다리며 맘카페에서 활동을 했던 모양이다.

친구는 “너도 아기 가지면 어차피 가입할 건데 친하게 지내는 게 좋지 않겠냐”라며 그들을 소개해줬고 그날 딱 하루 저녁을 먹으며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신랑 만난 얘기부터 예식 준비과정, 현재 상황 등.

A씨는 “어떻게 보면 결혼 선배들이라서 정말 웃으면서 잘 보냈는데 저는 그 사람들이 제 결혼식에 올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다음은 A씨가 적은, 친구와의 대화 내용이다.

친구 : 나 사정이 안 좋아서 10만 원밖에 못 낼 것 같아. 어떡하지?

A씨 : 야. 너는 오만원 내도 내가 안 아쉬워. 그냥 와서 축하해줘. 그게 제일 고마운 거지

친구 : 아냐. 그래도… 신랑이랑 내 밥값은 해야지. 아 맞다. 그때 봤던 맘카페 언니들도 같이 간대

A씨 : 아 진짜? 너무 고맙네. 한번밖에 못봤는데 생각하고 신경써주시다니. 다들 저번에 얘끼 들어보니 사정도 안 좋은데 괜히 오셔서 축의금 부담만 드리는 거 아니야? 그냥 너 혼자 와도 돼.

친구 : 그 언니들 축의금 안 내는데? 내가 너 결혼식 얘기했더니 구경 한번 하고 싶다고 하셔서.

A씨 : 애기들 데리고 그냥 힘들게 보고만 가시겠다고? 힘드실텐데…

친구 : 가서 밥 먹고 보내면 되지~ 거기 밥 맛있다고 소문났잖아. 대접한다고 생각해. 그때 카페도 언니들이 계산했잖아. 언니들이 거기 밥맛이 궁금하대.

황당했다. 맘카페 언니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A씨가 먹은 것은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였다. 심지어 친한 사람들이면 몰라도 딱 한번 본,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우르르 와서 밥만 먹고 간다는 것이 이해가지 않았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친구와 친구 남편 포함, 총 7명이 온다는 것.

솔직하게 A씨는 “그럼 우리가 적자야”라고 말했지만 친구는 “에이. 어차피 축의금 다른 사람들이 많이 낼 거 아니야. 그냥 나중에 맘카페 들어갈 때를 대비해서 후원한다고 생각해. 나중에 너 들어오면 나도 그렇고 다들 잘 챙겨줄거야”라고 이상한 대답을 내놓았다. 둘은 사는 지역이 ‘전혀’ 다르다.

사실 A씨가 결혼하는 곳은 이번에 새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A씨의 경우 때마침 계약파기로 잔여시간이 생기면서 어렵게 예약하게 된 곳. 밥도 한정식 코스로 나오며 41000원짜리.

일일이 돈계산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온 손님들에게 맛있는 밥을 대접하고자 결정한 것. 이 모든 과정을 친구는 모두 알고 있었다.

A씨는 “저번에 보니 그 모임이 뭔가 특이했어요. 되게 물질주의적이고. 다른 맘카페 회원님들을 비하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너무 친한 친군데 지금 걔가 말하는 게 전혀 다른 사람 같아서 좀 당황스럽네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다음은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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