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중 한 할아버지 손님에게 받은 선물 (ft.감동·훈훈주의)

2017년 9월 18일   School Stroy 에디터

오랜만에 감동이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바중에 손님에게 받은 선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충남의 한 작은 도시에 위치한 드럭스토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A씨는 “오늘 제가 받은 특별한 선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주 전에 어떤 할아버지가 오셨어요. 드럭스토어는 보통 젊은 층이 주 고객이라, 나이 드신 분들이 오시면 응대하기 조금 까다로워요. 잘못 찾아오셨다던가, 팔지 않은 상품을 요구한다던가 혹은 길을 물어보러 들리셨거나, 시장처럼 가격을 흥정해서 깎으시려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그날 A씨가 만난 할아버지 B씨 역시 그랬다.

지팡이를 짚고는 매장 안으로 들어온 B씨를 본 A씨는 ‘잘못 찾아오셨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찾으시는 상품 있으세요?”라고 응대를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B씨는 얼굴에 바를 크림 종류를 찾았고, 그가 원하는 가격대의 제품은 있지 않았다. A씨가 저렴하다고 권한 12000원의 제품 역시 비싸다며 망설이셨기 때문.

그러는 사이 A씨는 B씨의 옷 카라 부분과 어깨, 모자에서 반짝이는 훈장 같은 걸 보게 됐다.

“할아버지 이거 훈장이에요?”

“어~허 그래요. 이거 참전용사 훈장이자.. 집에 정장도 있어~ 젊은이 자네 나 어디서 봤는가?”

“아니요. 처음 봬요! 대단하세요. 훈장도 처음 봐요! 그럼 6.25 참전하신 거예요?”

그렇게 짧은 대화 끝에 B씨는 결국 빈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길 건너 B씨가 버스를 기다리는 20분 동안 머릿속으로 수백 가지 생각이 든 A씨.

‘고작해야 12000원인데. 하나 사서 드리면 실례일까. 진짜 참전용사는 처음 뵌다.. ‘

그날 이후 상품 진열하면서 저렴하고 좋은 상품이 있을까 하나하나 눈여겨보기 시작한 A씨는 왜인지 모르게 B씨의 얼굴이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B씨가 잊혀질 즈음, 매장을 다시 방문한 B씨. 역시나 얼굴에 바를 크림을 찾았고, 전에 봐둔 물건을 보여드렸지만 여전히 비싸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A씨는 “아침 1주일마다 할인 행사하는 제품 중에 4500원 하는 보습크림이 있었는데 그 제품으로 보여드렸어요. 아무래도 작은 용량에 두 개는 사야 할 것 같다며, 9000원은 부담된다고 8000원에 두 개 살수 없냐고 물으시더라고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알바생인 A씨가 가격을 함부로 깎을 수도, 그렇다고 1000원만 따로 내는 것도 이상해 카운터 기계가 고장난 척 B씨에게 기다리라고 말씀드린 뒤 지진하게 고민을 한 그는 결국 제품을 자신의 돈으로 구매해 B씨에게 선물이라고 전달했다.

A씨는 “저희 아버지도 군인이고, 6.25 참전 용사님은 처음 뵀어요. 존경스럽습니다”라고 말했고, B씨는 그의 명찰에 있는 이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이름을 불러주며 고맙다고 답했다.

A씨는 “어제 할아버지가 매장에 또 찾아오셨어요. 근처 은행에 볼일이 있으시다고 제 얼굴 보고 싶어서 오셨다면서 점심 사주고 싶다고 가자고 하시는 거 간신히 보내드리고, 제 전화번호 가지고 가셨네요”라며 “오늘 저녁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는데, 할아버지가 논산에 있다고 한 시간 후에 버스정류장에서 제 얼굴 보고 싶다고 꼭 와달라고 해서 갔는데.. 이 배가 수출한다는 특별한 배라고 합니다”라고 전하며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제가 사는 곳은 제1의 군사 도시에요. 이곳에서 조차 6.25 참전 용사분은 5천원도 안 하는 보습크림 앞에서 망설인다는 게 저 스스로 자존심 상하고,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제 인생을 살면서 그분들을 만날 기회가 또 있을까 싶네요. 다음에 또 만나면 식사도 같이하고, 사진도 찍어서 남기고 싶어요. 여러분 주변에도 참전용사님이 계시다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라고 전하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함을 자아내는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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