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에 치이며 강제보살이 된 나의 연애사 (ft.고구마 주의)

2017년 9월 25일   정 용재 에디터

똥차 가면 벤츠 온다고 말이 있다. 제발 그랬으면.

그리고 누구보다도 그것을 간절하게 바라는, 한 누리꾼의 네이트판 글이 화제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똥차에 치이며 강제보살이 된 나의 연애사

시작부터 ‘꾸역꾸역 고구마 주의’를 내세운 그녀의 글. 현재 그녀는 솔로지만 한때는 훤칠하고 멀쩡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그와 1년 반 연애하는 동안 그녀에게는 원형탈모가 생겼고 늘 손톱이 갈라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금도 전남친만 떠올리면 소주가 당기며 빡이 오르지만… 어찌저찌 그를 만나면서 느낀 하나, 하나를 써보기로 결심했다고.

1. 사귄지 서너달 되었을 때

마포-잠실, 출퇴근이 한시간 거리에다가 야근이 잦아 늘 피곤해했던 그녀. 어느 날은 “이번 주말은 도저히 보기 힘들 것 같다”라고 말해 한주 데이트를 쉬었고 2주만에 그를 만나게 됐다.

못 만나는 동안은 늘 비슷한 시간에 “잘게. 잘자”라며 달달한 카톡을 주고 받곤 했는데 오랜만에 탄 그의 차 조수석 발매트에서 수상한 영수증을 발견하게 됐다. 자겠다고 해놓고 새벽 3시 술집에서 결제한 내역이었다.

결국 왜 잔다고 거짓말했냐, 로 시작한 이들의 싸움.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내가 괜히 걱정할까봐 숨겼꾸나”라는 마인드였다고 한다.

2. 1주년 가평으로 놀러갔지만…

이벤트를 해주겠다는데 묘하게 기분이 이상했다. 저녁쯤 그가 씻으러갔을 때 잘못된 걸 알지만 홀린 듯 핸드폰을 몰래 보게 됐다.

그리고 새로 온 카톡 2개. 이미 잘못한 김에 눌러서 내용을 봤다.

“괜찮아”

“오늘 여친이랑 재밌게 잘 보내”

내용이 그게 전부였다. 전에 주고받은 카톡은 뭔가 지운듯 하나도 없었다. 프사는 여자 그림자. 결국 남친에게 따져묻자 “친구긴 친군데 전여친이다. 지금은 그냥 친구랑 지낸다”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놨다.

하지만 바보같은 그녀, 그걸 또 믿었다. 오히려 자신을 책망했다.

3. 1주년 가평 여행 후 수개월 뒤.

“둘이서 술 한잔을 하고 있는데 남친에게 전화가 왔다. 근데 안 받더라? 안 받아도 되는 친구라면서… 근데 느낌이 쎄했음. 순간 카톡이 오니 걔가 전화를 뒤집었다. 근데 놀랍게도 난 그 찰나의 순간에 카톡 내용을 봤다”

– 여자친구 만나?

결국 남자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평 여행 때 연락왔던 그 여자였다. 그녀는 “여자친구 생긴 거 알았으면 그만 연락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지만 전여친은 오히려 “난 그런 거 신경 안 쓴다”라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남친에게 직접 자신 앞에서 전여친에게 전화하라고 말했다. 헤어지더라도 제대로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울고 불고 몇 시간 내내 이들은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이내 울먹이며 사과하는 남친을 보자 그녀는 또 다시 마음이 약해졌고 “그래. 이렇게 정많고 괜찮은 사람이니 내가 더 잘 단속하고 오는 X들 다 떨처내야지”라는 뭐 같은 생각을 먹게 됐다. 그야말로 돈 것.

4. 그 여자만 아니면 괜찮은 줄 알았더니

남친 핸드폰에서 발견한 소개팅 어플. 후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없다길래 찾아주려고 깔았다는 변명을 했지만 그녀는 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심지어 후배는 여자였다.

또한 남친은 “너도 친구 중에 남자 있잖아”라는 말까지 했다. 그녀에게 친구란, 1년에 한두 번 연락할까 말까하는 정도의 사이.

혹시나 싶어 이것 저것 묻자 가관이었다.

“여자애랑 남자들이랑 뒤섞여서 남친네 집에도 갔다고 함. 얘가 약간 여왕벌? 느낌인… 늘 남자들 사이에 껴서 술 먹고 취미활동도 다 남자애들이랑만 하는 그런 앤데. 또 돈은 남친이 냈단다. 지네 집에서 술 먹는데 왜 네가 다 사? 자취 2년 만에 집들이임?”

결국 남친은 변명은 “걘 진짜 아니다”였다. 걔가 진짜가 아니라면 진짜가 어디 있긴 있다는 건지 뭔지. 결국 그녀는 그와 헤어졌다.

헤어지고 한달만에 연락이 왔지만 이제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산다는 그녀.

끝으로 “내가 돌았다. 뭘 그렇게 소중하게 지키고 싶어 보살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사소한 거짓말? 절대 속지마. 내 남친은 아닐 거라고 믿는 순간 그 놈이 바로 똥차임”이라면서 “덕분에 그 부류의 남자는 거를 수 있다는 게 이득이라면 이득이네 ㅎㅎㅎ”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 사진 = 네이트 판·영화 ‘연애의 온도’(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