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부유했던 태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2017년 9월 27일   정 용재 에디터

1. 태국의 삶의 질


▲태국 국립 경기장

이곳은 2번이나 아시안 게임이 열렸던 장소였었다.

한번은 서울이 유치했다가 당시 너무 가난한 우리 재정상황으로는 도저히 게임을 유지할 수 없어 반납했는데 이걸 방콕이 대신 개최한거였고 한번은 싱가포르가 경제적인 문제로 포기하고 반납했는데 이때도 방콕이 대신 개최했었다.

이때가 1970년과 1978년이다.

서울과 싱가폴 모두 아시안 게임을 유지할 돈이 없어 포기한것을 당시 게임 개최를 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던곳이 바로 방콕으로 일본 다음으로 여유가 있었던 곳이었다.

그랬던 태국이 지금은 왜 우리나라나 싱가폴보다 가난해졌을까?

일단 태국의 삶의 질부터 보자.

때는 1960년대 태국의 1인당 소득은 167달러로 한국의 157달러보다 높았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의 1인당 소득은 2만7천 달러지만 태국은 5800달러로 약 5배 이상 차이가 나버렸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실시한 이래 1978년에는 156달러였고 이때 태국은 중국보다 무려 3배나 많은 529달러였다.

하지만 현재는 통계상으로지만 중국은 8000달러가 되었다.

성장이 늦더라도 생활수준만 향상된다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태국의 1인당 gdp는 3700달러에서 20여년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고작 50%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게 문제다.

우리나라를 대입해보면 우리는 약 2배이상 커졌고 중국은 5배 이상 커졌다.

태국은 1997년 조지소로스의 공격으로 외환위기를 겪은후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후 태국의 성장률을 연평균 3%로 가정한다 치자 그래도 1만 달러가 넘어갈려면 무려 25년이 걸린다.

작금의 태국의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 수 있을것이다.

실제로 2010년대나 1990년대의 방콕을 비교해도 국민들의 생활수준에는 차이가 없다.

고층빌딩과 고급백화점은 많아졌지만 그 뒤에 리어카에서 국수를 파는 상인들, 튀김음식을 파는 상인 등으로 가득하다.

이것은 아마 20년 뒤에도 똑같을 것이다.

태국은 이른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가장 대표적인 사례고 탈출한 사례는 폴란드가 대표적이다.

어째서일까?

2. 고도성장과 외환위기

80년대 태국을 보자 태국은 대대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농업대국이였던 태국은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고 저축하는 국민의 수가 너무 적었다는것이 문제였다.

다른 하나는 태국의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이 부족했었다.

태국의 기업가 계층을 보면 주로 화교 자본가로써 제조업과 공업보다는 유통과 부동산 금융쪽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85년 플라자 합의로 저렴한 노동력덕분에 외국인 투자는 많아졌고 태국의 경제는 쑥쑥 자랄수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전반까지 이 호황에서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치고 자산 버블로 형태가 바뀌어가고 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에서 개혁 개방을 실시한 이후 중국의 값싼 노동력은 태국의 경쟁력을 하락시켰고 태국의 96년대부터 수출은 더이상 증가하지 못하고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리고 97년 외국인 투자에 의하 자본이 축적되었던 태국에서는 태국은 이제 효율성이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했다.

기술의 진보를 만들어내고 더 질 좋은 노동자를 육성하여 산업을 고도화 시켜야 했다.

교육+기술혁신+사회 인프라 확충+정부 정책의 투명성+기업의 환경 개선 등 이중 태국이 개혁에 성공한것은 단 한개도 없었다.

90년대 태국의 중학교 진학률은 40%를 넘지 못했고 동남아 국가중 노동자의 교육 연한이 가장 낮은 나라도 태국이었다.

혁신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의 주요 부분을 외국인이 쥐고 있었고 자본이 빠지자 태국은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1997년 태국의 바트화 위기로 외환위기의 시작이었다.

태국은 10년만에 자국 산업의 주권도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태국에서 가장 거대한 제조업은 전자산업과 자동차 산업이다.

그러나 이것도 일본기업이 성장시켰다.

2016년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약 77만대지만 태국에 생산되는 일본차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자동차 생산 기지인 태국은 120만대에 가까운 자동차를 수출했는데 대부분이 1톤 픽업트럭이였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전자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의 나쇼날 파나소닉은 59년 태국에 진출하여 태국의 가전시장을 전부 먹어치웠으나 최근에는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으로 그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일본의 가전업체는 한국 기업에게 처참히 처발리며 경쟁력을 상실하였고 태국의 전자사업도 같이 스플래쉬 데미지를 맞아 새로운 성장분야를 개척하는데 실패하였다.

결국 태국은 자동차 산업과 같이 전자산업에서도 자국 브랜드를 개척 할 수 없었다.

정보통신의 혁명속에서도 태국은 뒤쳐졌다.

태국의 메신저는 한국의 라인이 압도적이며 미디어또한 한국의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왜 태국은 자신들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없었고 기업가를 육성하지 못했을까?

3. 관료적 자본주의의 폐해

태국의 쿠데타는 올림픽이나 월드컵마냥 때만 되면 일어났다.

그리고이런 쿠데타를 중재한것은 태국의 왕실이였다.

이런 태국의 왕실은 관료적 자본주의 정점에 있는 집단이다.

태국 왕실은 방콕과 전국에 어마어마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최대 상업은행인 시암커머셜뱅크와 최대 기업인 시암 시멘트 그룹 모두 왕실 소유다.

그 외에 100여개 달하는 기업은 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운영한다.

국제 경젱과 관계없는 내수를 좀먹기 시작하며 자신들의 이익때문에 국민의 생활을 통제하기도 한다.

교육은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질서 사회에 적응하는 사람을 키우는데만 집중된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인물들은 모두 도덕과 윤리를 가르친다고 말한다.

관료적 자본주의는 기형적인 이중구조를 길러낸다.

방콕의 최저임금은 하루 300바트 약 1만원으로 고정되었으나 최근에는 10바트 330원을 더 올렸다.

방콕의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 시암 파라곤은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백화점중 하나로 이곳의 땅은 왕실 소유로 약 30년을 임대형식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백화점에서 팔리는 스타벅스의 커피 한잔은 최저임금의 절반에 달한다.

그나마 방콕이니 저정도로 사람답게 생활할 인프라라도 갖춰져있지만 방콕만 벗어나면 전근대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것도 큰 문제다.

농업의 잠재적 경쟁력은 높지만 토지 단위당 쌀의 생산은 우리나라에게도 못미치고 있다.

결국 빈농들은 급증하였고 이 빈농들은 살기위해 방콕으로 몰려들고 있어 방콕과 방콕 이외에는 완전히 다른 차원급으로 나뉘었다.

방콕의 엘리트들은 국가에 미래따윈 개나줘버린채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는데 급급하며 여전히 시스템으로써의 투명성또한 없다.

국가 비전은 엿바꿔먹은지 오래이며 민주화는 전보다 더 못한 수준으로 후퇴하였다.

태국 경제에 호황을 가져왔던 외국인 투자는 이미 90년대부터 중국의 노동력에 빼앗기기 시작하였고 2010년대는 베트남에까지 밀리게 되었다.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베트남 투자로 베트남의 전자제품 수출은 480억 달러였으나 동시에 태국은 400억 달러로 이미 전자산업의 규모는 베트남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이런 베트남을 성장시키고 있는것은 우리나라로 베트남 투자 1위를 달리고 있는중이다.

우리나라의 무역 파트너또한 15년 일본을 제치고 베트남이 3위까지 올라와버렸다.

태국이 성장을 하기 위해선 활발한 국내투자와 소비가 활성회되어야 하고 수출이 증가해야 하나 2013년부터 연이은 시위와 쿠데타등으로 치안마저 흔들리고 있는 태국으로선 희망이 없다.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의 경쟁력 또한 한계에 부딪혔다.

예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는 태국의 주요 상품중 하나지만 세계적으로 HDD의 수요는 크게 감소하였다 결국 이를 해쳐나갈 신제품 또한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2년대에는 5%의 준수한 성장률로 성장하였지만 2003년에는 사스가 2004년에는 쓰나미가 2006년에는 또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다시한번 발목에 발족을 잡고 있다.

방콕 대유혈 사태가 일어났던 2010년에는 7.8%의 놀라운 성장률로 세계를 놀랬켰지만 2012년에는 바로 성장률이 꺾이면서 6%로 내려앉았다.

4. 길을 잃은 태국

전문가들은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과 함께 동남아 경제의 강국이던 태국이 연이은 정치적 불안이 수출경쟁력 확보에 실패로 나타나 현재의 태국은 길을 잃고 말았다고 한다.

태국이 직면한 문제는 왕실도 개입되있고 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

정말 개혁을 할려면 다 처묵처묵하는 왕실과 무능한 관료들을 없애던지 그마저 안된다면 왕실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땅이라도 내놔야 할 것이다.

태국의 총 GDP는 4000억달러가 안되는데 왕실 재산만 400억달러가 넘고 있으니 왕실 혼자 gdp의 1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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