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빠한테 성욕 채우는 기구였다” 고려대학교에 붙은 대자보

2017년 10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난 성욕 채우는 기구였다”

지난 11일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 후문 게시판’에는 ‘오빠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올라왔다.

대자보를 올린 A씨는 “오빠는 데이트가 끝난 뒤 ‘나는 집에 데려다 달라는 김치녀가 제일 싫다’고 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서 “오빠는 신음을 ‘시끄러운 소리’라고 못 내게 했지만 성적 욕구는 채우고 싶어했다”며 “여자는 남자한테 한번 자자고 하면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성관계 중 당했던 폭력적 행위에 대해서도 글에 옮겼다. 대자보에 따르면 남성은 A씨가 관계를 회피할 때마다 “준비되면 이야기해”라며 화를 내며 눈치를 줬으며 흥분했을 때는 A씨가 자신의 몸을 만지도록 손을 강제로 가져갔다고.

A씨는 “나는 오빠한테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기구 정도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그때는 몰랐지만 이 모든 것은 명백한 ‘폭력’이었다”며 “몇 년이 지나서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또 다른 ‘나’가 없길 바라서다”라고 전했다. 그는 “어딘가에서 가해자임을 숨기고 잘 살고 있을 오빠가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데이트’라는 이름 아래 또 다른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이 대자보 앞을 지나고 있을 수많은 ‘오빠’들이 변하기를 바란다. 폭력의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가해자’가 되지 않는 것. 바로 오빠가 나에게 했던 그런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글을 마쳤다.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 후문 게시판’에 따르면 이 대자보는 고려대학교 인문사회계 캠퍼스와 연세대학교에 공동으로 붙어있으며, 게시자는 “18일 자진 철거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명백한 성폭행이야” “아 진짜 극혐이다” “글만 읽었는데도 소름이야 끔찍” “근데 이런 애들 실제로 존재한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사진 = 페이스북 ‘정대후문 게시판’,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