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년 사귄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거절한 이유

2017년 10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그렇다. 연인으로는 참 좋았지만 배우자로서는 망설여지는 사람이 있다. 연애가 반드시 결혼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의미.

이와 관련 최근 네이트 판에는 ‘10년 사귄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거절했어요’라는 33살의 여성 A씨의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1살 많은 남자친구와 20대 초반부터 10년을 만난 A씨는 얼마 전 ‘결혼’ 문제로 헤어졌다. A씨는 남자친구와 만나면서 ‘비혼주의자’가 되어버렸기 때문.

A씨는 “연애 초 중반, 음 6년차 정도까진 남자친구랑 엄청 싸웠습니다. 싸울 때마다 남친은 저에게 너랑은 결혼 못하겠다고 했죠”라고 말문을 뗐다.

결국 A씨도 변하게 됐다. 사랑하지만 조금은 무심해졌고 점차 쿨해졌다. 남친을 걱정하는 마음도 점점 줄어만 갔다. 해줘봤자 싸움만 나니깐. 참고, 참고 혼자 울다 보니 어느새 진짜 화가 안 나기 시작한 것.

A씨는 “남친과 사귀고 6년까진 남친이랑 결혼해서 애 낳아 예쁘게 키우고 싶었지만 그 이후부터 저는 비혼주의자가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남자친구에게 A씨는 더없이 착하고도 천사같은 여자친구가 되어버렸다. 잔소리가 전혀 없으니.

큰 잘못을 해도 A씨는 모두 용서했다. 싫은 소리도 뱉지 않았으며 늘 A씨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줬다. 슬픈 일이 있을 때면 혼자 견뎠다.

A씨는 “사귀고 6년까지는 싸우면 뒤도 안 돌아볼 사이처럼 온갖 입에도 못 담을, 심한 막말하던 남자친구도 제가 변하니 세상 다정한 남자로 변했습니다”라면서 “결혼하잡니다. 저는 거절했어요”라고 얼마 전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프로포즈를 거절했음을 밝혔다.

A씨는 남자친구에게 “나는 오빠랑 사귀면서 비혼주의자가 되었다. 오빠도 나랑 결혼 안 한다고 하지 않았냐. 나랑 결혼할 건데 그런 입에도 못 담을 소리를 했었냐”라고 말했다.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 A씨는 이상하리만큼 10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아무렇지 않다. 정말 아무렇지 않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한편, 추가글을 통해 A씨는 남자친구의 큰 문제로 ‘도박’을 예로 들었다. 또한 이로 인해 발생한 남자친구의 빚 3백만원을 A씨가 대신 갚아준 적도 있다.

또한 “사귀는 내내 불행했다면 진작 헤어졌겠죠. 왜 진작 헤어지지. 시간 끌었냐, 라는 댓글엔 모든 인간 사이의 문제들이 이성적으로만 행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답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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