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합격하자마자 ‘갑자기’ 결혼하자는 여친

2017년 11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전 솔직히… 다시 주판 튕겨보고 싶어집니다”

공무원 합격 전후로 ‘싹 바뀐’ 여자친구 태도, 그리고 동시에 변한 남자. 우리는 과연 뭐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최근 네이트 판에는 ‘7급 공무원 합격하자마자 여친이 결혼하자네요’라는 제목으로 30대 중반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게 3년 정도 교제한 30대 초반의 여자친구가 있다. 고시공부 도중 사귄 케이스로, A씨는 7급 시험을 준비한지 딱 3년 만에 붙었다.

반면 여자친구 역시 같은 시험을 준비했지만 이번엔 또 떨어졌다.

그런데 A씨가 합격하자마자 여자친구의 태도가 달라졌다.

합격 전만 해도 A씨는 차라리 집을 합쳐 생활비를 아끼고 안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몇 번이나 결혼 이야기를 꺼냈지만 늘 거절당했다.

여자친구는 거절에 대해 “나 공부하는데 집중이 안 될 것 같고 아직 결혼할 돈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합격하자마자 여자친구는 뜬금없이 “우리집에 밥 먹으러 와”라는 제안을 했고 A씨는 당연히 집에 사람이 없나보다,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놀러갔다.

하지만 도착하니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있는 자리였다.

1시간 가까이 A씨는 호구조사를 당했다. 병은 있냐, 이제 결혼해야 하는데 돈은 얼마나 모았냐, 부모님은 뭐하시냐 등 A씨와 여자친구의 결혼은 이미 ‘당연한’ 분위기였다.

이에 A씨는 “계속 공부하느라 모은 돈이 얼마 없습니다. OO이(여자친구)도 아직 시험 준비중이니 결혼은 아직 시기상조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를 들은 여자친구 아버님은 A씨를 오히려 나무라며 “돈 별로 없어도 다 결혼하는 거다. 이제 대출 잘 나오지 않냐. OO이도 얼른 자리를 잡고 안정이 되어야 시험도 금방 붙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옆에서 계속 별말 없이 무언의 수긍만 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서 A씨는 참 많은 생각이 오갔다. 별 생각 없었다만 갑자기 주판을 튕겨보고 싶어진다.

A씨는 “발표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어머님께서 선자리가 몇 개 들어왔다고 하세요. 제 폰으로도 전화가 몇 통 왔고요. 도대체 어디서 소식을 듣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고등학교 친구의 어머님께서 친구 여동생 프로필을 쭉 말씀해주시며 만나보라는 전화도 받았습니다”라고 현재 상황을 말했다.

솔직히 A씨는 선도 보고 싶다.

A씨는 “여친이 제가 공부할 때 청혼 거절한 것부터 제 마음이 사실은 식었던 건 아닐까요. 왜 이런 생각이 아무렇지도 않은지. 여친이 갑자기 짐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선을 보기 위해서는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여자친구는 카톡으로 “(결혼)날짜 언제가 좋을까”, “내년 봄쯤이면 너무 빠를까” 등의 연락을 하고 있지만 A씨는 못 본 척, 1을 없애지 않고 있다.

공무원 합격하자마자 결혼 날짜를 그리는 여자친구와 그런 여자친구를 보며 헤어질 타이밍을 엿보는 남자친구.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가지각색이었다.

어쩌면 둘은 이미 끝난 사이일지도.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네이트 판·tvN ‘혼술남녀'(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