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절친이 ‘금수저’인 걸 몰랐습니다”

2017년 11월 20일   정 용재 에디터

“그냥 넋두리가 하고 싶어서, 또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해서 글을 씁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집안사정을 숨긴 ‘금수저’ 친구로부터 배신감을 느낀다는 2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는 지난 19일 네이트 판에 올라온 ‘10년 넘게 친구가 금수저인 걸 몰랐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

글에 따르면 A씨에게는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고등학교까지 함께 나왔으며 비록 대학교는 다른 곳에 갔지만 그럼에도 자주 만난, 그야말로 ‘절친’ B씨가 있다.

하지만 최근 B씨가 ‘금수저’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A씨는 “B가 다니는 대학에 엄마 친구 딸이 다녀요. 저랑 엄친딸이 엄청 친한 건 아니지만 엄마끼리 친하셔서 가끔 연락하는 정도에요. 페북이나 인스타 소식 올라오면 서로 좋아요 눌러주는? 그 정도”라고 말문을 뗐다.

그런데 어느 날 SNS를 통해 엄친딸이 강남에서도 굉장히 비싼 ‘핫플’을 다녀온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이어 명품까지는 아니지만 좀 이름 있는, 비싼 가격의 지갑을 선물 받았다는 피드를 본 A씨는 “남친한테 선물 받았어? 부럽다”라는 식의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엄친딸은 “아니. 친구한테 받았어”라며 “너도 알 걸? OOO이야”라고 B씨의 이름을 언급했다.

처음에만 해도 “알바를 열심히 한 걸까?”라고 생각했지만 엄친딸은 자신이 SNS에 올린 비싼 식당, 바 등 모든 것을 B씨가 쏜 것이라고 밝혔다.

뭔가 이상했다. A씨가 당황하자 엄친딸은 “얘 엄청 금수저야. 학교 사람들도 다 알아. 학교 올 때도 차 타고 오는데 몇 개 있는지 매번 바뀐다”라고 설명했다.

엄친딸은 A씨와 B씨가 절친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듯 했다.

사실 엄친딸의 집안 역시 금수저다. 그래서일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엄친딸은 금수저 친구 B씨를 포함해 대학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함께 만나서 놀 때마다 비싼 곳에 곧잘 논다고 말했다.

A씨는 “보통 어릴 땐 친구네 집 자주 놀러가잖아요? 그 친구는 항상 엄마, 아빠가 엄해서 집에 누가 놀러오는 거 안 좋아한다는 식으로 얘기했어요. 알고 보니…”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저랑 만날 땐 개인차량 탄 건 한번도 못 봤어요. 그냥 보통 친구들처럼 버스, 지하철 타고 다녔고요. 물론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수준에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얘길 안 한 건지 기분이 안 좋은 건 사실이에요”라고 말했다.

A씨는 친구가 엄친딸에게는 ‘금수저’라는 것을 공개한 반면 자신에게는 숨긴 것에 대해 묘한 기분이 든다고.

돌이켜보면 친구는 딱히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없고 해외여행은 기가 막히게 잘 다녀오곤 했다.

또한 20대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취업준비로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A씨와 달리 B씨는 “난 프리랜서를 하고 싶다”라면서 번역 관련 업무를 하던 것도,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경제적 여유로부터 나온 얘기가 아니었을지.

이런, 저런 생각만 많아진다는 A씨.

A씨는 “친구가 금수저라는 것을 미리 알았어도 전 지금처럼 변함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얘기 듣고 나니 솔직히 엄청 배신감 느껴져요. 얘가 지금까지 날 어떻게 보고… 정말 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난 건지. 그냥 좀 우울하네요”라고 말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꽤 다양했다.

한편, A씨는 추가글을 통해 “댓글을 보니 그 친구가 절 위해 배려했다는 마음이 드네요. 마음이 따끔하면서도 정신이 차려지네요. 친구가 말 못한 게 이해가 가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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