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아이들 바뀐 사실 알고도 30년간 그대로 키운 부모들

2017년 11월 23일   정 용재 에디터

병원의 실수로 자식이 뒤바꼈다면..?

지난 1983년 9월, 중국 쑤이창의 한 병원에서 두 아이가 태어났다.

같은 병원에서 출산하게 된 지 구오후아(Ki Guohua)와 루오 수휘(Luo Suhui)는 의료진의 실수로 분만실에서 아이가 뒤바뀌는 사고를 겪게 됐다.

남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전혀 하지 못한 이들은 ‘아이가 부모를 닮지 않았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하지만 유치원 선생님인 지 구오후아의 언니가 그녀의 남편과 똑같이 생긴 아이가 교실에 있다고 알리며 4년만에 진실이 드러나게 됐다.

지 구오후아는 “처음에 아이를 보자마자 ‘내 아이예요’라고 소리쳤죠. 그 정도로 남편과 닮았으니까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두 가족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 DNA 검사를 진행했고, 결국 이들은 4년 만이 친자식을 만나게 됐다.

가장 황당했던 건 아이들을 뒤바꾼 병원 측의 반응이었다. 이들은 두 가족에게 각각 1000위안(한화 약 17만 원) 상당의 위로금만 제공했을 뿐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

지 구오후아의 남편인 청 씨는 ‘잘못된 일을 바로잡겠다”며 아이를 바꾸자고 했지만, 지 구오후아의 생각은 달랐다. 아이가 바뀌었을지라도 키운 정이 있어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아이들 역시 양부모의 곁을 떠나기 싫어했기 때문에 그대로 아이를 키우자고 남편을 설득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격렬한 논쟁이 오갔고, 결국 이들은 아이들을 그대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대신 이들은 몇 가지 규칙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양부모 대신 친부모의 성을 따르고, 가까운 거리에서 최대한 자주 보자는 것.

30년이 지나 아이들이 결혼까지 하는 동안 두 가족은 하나의 ‘가족’처럼 지냈고, 이들의 이야기는 중국 누리꾼들에게 전해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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