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벗어나면 더 ‘지옥’이라는 북한 농촌 마을 사진 7장

2017년 12월 6일   정 용재 에디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 정권이 ‘사회주의자의 천국’이라 선전하는 평양과 달리 낙후된 지방도시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이 외신기자에 의해 전해졌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난 9월과 11월 조선중앙통신은 수도 평양에선 잘 차려입은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군무를 추며 환호하는 모습을 공개했지만, 평양을 벗어나면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AFP 통신의 사진기자 에드 존스가 북한 동해안을 방문해 찍은 사진 속 주민들의 삶을 3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전했다.

북한은 핵무기와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정책을 펴왔지만, 사진 속 주민의 삶은 정권이 체제선전을 위해 배포한 사진과는 너무나도 달랐다는 것이다.

존스 기자는 북한 당국의 허가를 얻어 지난달 20∼25일 원산에서부터 함흥, 청진, 나진·선봉까지 방문했다.

북한에 지국을 두고 있는 서양 뉴스통신사는 AFP와 AP통신뿐이다. 외신기자들에게도 어디를 가서 무엇을 찍을 수 있는지 일일이 간섭하는 북한 당국이 평양 밖 취재를 허용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함흥과 청진은 북한에서 평양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중국 접경지역에 있는 나진·선봉은 경제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존스 기자가 찍은 사진들을 보면 평양만큼은 아니지만 큰 도시로 분류되는 함흥에서조차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던 것과 같은 번쩍이는 고층 건물과 포장도로는 찾아보기 어렵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건물 사이 도로 위로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은 주민들이 자전거를 밀고 가는 모습, 배추가 실린 수레를 밀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 해안가를 따라 나무배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 등은 마치 수십년 전 우리의 농촌 풍경을 보는 듯 하다.

존스 기자는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등에 볏짚을 메고 이동하거나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청진에선 간혹 승용차와 트럭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밀거나 거리 곳곳에 배치된 체제 선전물 같은 것이 주로 카메라에 잡혔다. 얼음장 같은 강물에 손을 넣어 배추를 씻는 여성과 얼어버린 강 위를 걸어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본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 북한 사람들이 북한(정권)이 약속했던 경제성장(의 결과)을 뭐라도 봤을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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