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300마리가 번개를 맞고 동시에 ‘사망’했다”

2017년 12월 8일   정 용재 에디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노르웨이 고원에서 이동 중이던 300마리 넘는 순록 떼가 벼락에 맞아 한꺼번에 죽는 사고가 일어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노르웨이 하르당에르비다 고원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폭풍우가 몰아친 가운데 벼락이 쏟아지면서 떼를 지어 움직이고 있던 순록 323마리가 모두 죽었다. 죽은 순록 중에는 새끼 70마리도 포함됐다.

노르웨이 환경청 자연조사단의 샤르탄 크눗센 씨는 “벼락에 맞아 죽는 동물 한두 마리는 종종 있었고 양 떼 10∼20마리가 한꺼번에 죽는 일도 있지만, 이런 규모로 사고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르당에르비다 고원은 하이킹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순록 수천 마리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뜯어먹을 풀이 많은 동쪽의 건조한 땅과 새끼를 낳기 좋은 서쪽의 습한 땅 사이를 오가는 장관이 펼쳐진다.

환경당국 관리들은 폭풍우로 극도로 높은 전류방출이 일어나면서 순록들이 감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눗센 씨는 “순록은 폭풍우가 칠 때 떼 지어 다니곤 한다”며 “이는 생존 전략이겠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생존 전략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청은 해마다 이 지역 순록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통제된 상태로 제한된 사냥을 하는데 올해도 이를 위해 남은 개체 수를 점검하는 작업을 하려 직원을 파견했다가 죽은 순록 떼를 발견했다. 올해는 내달 말까지 1만1천∼1만5천 마리인 순록 중 2천∼3천 마리를 도태시킬 예정이었다.

올라브 스트란 노르웨이 자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지역 자원과 개체 수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며 “이번 사고로 죽은 순록 수가 올해 도태시키기로 예정된 수보다 적으므로 하려던 조처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노르웨이 환경당국은 이번에 죽은 순록 사체를 사슴류에 퍼지는 신경계 전염병인 만성 소모성 질병을 연구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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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일본 고래잡이 기밀영상 공개…호주서 5년 싸움 결과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고래 보호구역에서 일본 포경선이 작살로 밍크 고래를 잡는 적나라한 모습의 영상이 5년간의 싸움 끝에 공개됐다.

호주 정부는 지난 2008년 촬영된 이 영상이 공개될 경우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 거듭된 요구에도 공개를 거부해왔다.

해양환경 보존단체인 시 셰퍼드(Sea Shepherd)는 28일 일본 포경선이 잔혹하게 고래를 잡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세관 관계자들이 촬영한 이 영상에는 포경선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작살이 발사돼 고래를 정확하게 맞추고, 살점이 찢긴 고래에서 피가 나오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시 셰퍼드 측은 2012년부터 정보공개법을 바탕으로 이 영상 입수에 나섰고, 5년간의 긴 싸움 끝에 손에 넣었다.

호주 정부 측은 이 영상이 공개되면 일본과의 관계에 해가 될 것이라며 계속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호주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시 셰퍼드 측은 외교상의 이익 때문에 밀렵자 편을 들기보다는 고래 보호와 함께 매년 이뤄지는 고래 학살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호주인들의 입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서 왔다.

결국, 최근 호주 정보공개원회가 이민부에 영상 공개 명령을 내리면서 싸움은 끝이 났다.

시 셰퍼드 호주지부 책임자인 제프 한센은 “이 영상은 아주 멋지고 위풍당당한 동물에 대한 지독한 무자비함과 잔혹함, 그리고 무의미한 죽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작살에 맞은 고래는 오랜 시간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주재 일본대사관 측은 자신들의 고래 연구 프로그램이 “국제포경규제협약(ICRW)을 준수하며 수행되고 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말했다.

일본은 연구 목적을 앞세워 향후 12년간 약 4천 마리의 고래를 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업 포경을 재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시 세퍼드 측은 현재 호주 정부를 향해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일본을 제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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