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여성할례’ 피해자 13만명 넘어

2015년 7월 23일   정 용재 에디터

지난해 이집트에서 여성할례 시술 후 사망한 소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이집트에서 여성할례 시술 후 사망한 소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아프리카 등 일부 문화권에서 관습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여성 할례’의 피해자 영국 내에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런던시립대와 NGO ‘이퀄리티 나우’는 2011년 기준 잉글랜드와 웨일스 거주자 가운데 유아부터 50대 이상까지 13만7천 명의 여성이 할례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성 할례는 여성의 생식기를 일부 또는 전부 제거하는 것으로, 여성의 성욕을 억제한다는 등의 이유로 아프리카와 중동 일부 국가에서 행해지고 있다.

대부분 무자격자에 의해 마취 없이 진행돼 과다 출혈과 배뇨 장애, 감염, 불임 등의 부작용을 낳으며 심한 경우 사망이나 이후 사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3년에는 이집트에서 13세 소녀 소하이르 엘바테아가 할례 수술 이후 숨져 의사가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여성 할례가 1985년부터 불법으로 규정돼 있으나, 할례가 성행하는 다른 국가 출신 이민자 가운데 여전히 피해 여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보건의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사이에만 3천963명의 할례 경험 여성이 새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60%는 18세 미만의 소녀들이었다.

시민단체 등에 의해 심각성이 제기되면서 영국 정부도 교사와 의료인이 할례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곧 시행키로 하는 등 할례 차단에 나서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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