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관계’ 없이 사귀는 게 이상한가요?” (ft.서울대 대숲)

2017년 12월 11일   정 용재 에디터

“성인들이라면 연애할 때 꼭 성관계를 해야 하나요?”

당신에게 연애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당차게 자신의 연애관을 밝힌 한 서울대학교 남학생이 있다.

이는 지난 5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온 “안녕하세요. 27살 남자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익명 남학생의 글이다.

그는 먼저 사람들에게 “여러분은 연애를 왜 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는 자신은 현재 6년째 열애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저는 제 여자친구랑 있으면 세상을 다 잃어도 여자친구만 있으면 다 될 것 같다는 편안함과 행복을 느껴요. 안고 있으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서로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 오랫동안 못 보면 슬프고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며 위로를 받는 연애를 6년째 해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가 방금 말한 것은 얼마 전 “넌 연애를 왜 하냐”라는 친구들의 물음에 대한 자신의 답이었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했다. 그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확히 어떤 부분이 이상하냐”라고 질문하자 친구들은 하나같이 “성관계 없이 행복한 연애를 하는 게 이상하다”라고 답했다.

그렇다. 그와 1살 어린 여자친구는 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연애기간 동안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그는 “둘 다 성관계에 대한 거부감 없이 준비가 될 때까지 스킨십은 키스까지만 하기로 대화를 했고 저는 이에 대해 전혀 불만 없이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도리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그.

동시에 “이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요? 남녀 양쪽이 심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라고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이어 “20대 초반부터 준비가 되는 사람들이 있는 거고 저희 커플처럼 20대 후반에 들어서고 있어도 준비가 안 되었을 수도 있는데… 성인들이 연애를 하면 성관계를 꼭 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 이해를 못하겠어요”라고 토로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대부분의 ‘베댓(베스트댓글)’은 그의 연애를 존중함과 동시에 부러워하는 내용이었다.

무려 4429개의 공감을 받은 베댓 1위는 “뭐 어찌 되었든 6년 넘게 연애하는데 ‘세상을 다 잃어도 여자친구만 있으면 될 것 같다는 행복과 편안함을 느낀다’는 게 세상 부러움”이었다.

이어지는 댓글 역시 마찬가지다.

“부럽다. 저 남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자가 세상을 다 잃어도 여자친구만 있으면 될꺼 같다고 말하자나… 부럽다 부러워져따…………”

“진짜 최고다…. 주변 얘기 신경 쓰지 마세요 ㅜㅜ 본인들이 만족하는 선에서의 스킨십만 하면 되지 남의 기준에 맞는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완벽에 가까운 건, 때론 이상한 것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주변에 흔치 않으니까요. 그런 반응을 볼 때마다 두분의 연애관계가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잘 맞는다고 생각하세요.”

한편 카톨릭상지대학교 간호학과와 연세대학교 간호대학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은 성관계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562명 중 성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68명으로 65.5%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71.5%, 여학생이 60.2%가 성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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