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레스토랑을 런던의 ‘1위 식당’으로 만들어낸 방법

2017년 12월 12일   정 용재 에디터

이곳은 사람들이 런던에서 가장 가고 싶어했던 레스토랑이다. 몇 분에 한 번 꼴로 예약 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고급지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영국 런던 덜위치(Dulwich)의 더 셰드(The Shed)는 유명 관광 어플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많은 리뷰들이 식당의 독특한 특징에 찬사를 보냈다.

한 가지 문제는 이곳이 진짜 식당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모든 것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조작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증명하기 위해 계획된 장난이었다.

영국 일간 메트로(Metro)에 따르면 장난의 주범인 우바 버틀러(Oobah Butler)는 식당에 가짜 리뷰를 작성해주는 10파운드(한화 약 1만 원) 짜리 광고를 제작해준 경험으로 깨달은, 가짜 리뷰가 수익에 큰 기여를 한다는 사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우바는 스펀지와 세제, 그리고 먹음직스럽게 촬영한 자신의 발을 포토샵을 이용해 정교하게 음식 사진처럼 보정했다.

그리고는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메뉴 이름을 착안해서 레스토랑의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위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존하는 도로명을 기재했으며, 예약제로만 운영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후 그는 가짜 리뷰를 써줄 친구들을 모았다.

리뷰의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친구들은 전체 평판에 해가 안될 정도로만 사소한 불평들을 작성함으로써 일관성 있게 점수를 매겼다.

우바는 인터뷰에서 “매우 많은 작업을 해야 했다. 그렇지만 나는 하나에 꽂히면 몇 시간이고 투자를 하는 성격이다.”고 밝혔다.

‘더 셰드’는 런던 전체 식당 중 18,149위라는 가장 낮은 순위에서 시작해서 96개의 리뷰만으로 런던 1위 식당에 등극할 수 있었다. 이는 우바가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순위다.

그리고 물론 단 한 명의 손님도 식당을 찾아온 적이 없었다.  이후 우바는 얼마 안있어 비밀이 들통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난 11월까지도 식당은 아무런 의심도 사지 않고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일을 크게 벌릴 시점이었다. 바로 실제로 영업을 해보는 것이었다.

식당의 순위가 오를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로부터 방문 요청이 쇄도하였다. 테이블 예약을 위해서 수백 건의 전화가 쏟아지는 탓에 우바의 전화기가 시도때도 없이 울렸다.

그는 예약 요청에 계속해서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이는 오히려 사람들의 예약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심지어는 몇 달 뒤의 예약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에서 몇 명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릴 더 셰드의 식사에 초대되는 ‘영광’을 얻었다. 비밀을 감추기 위해서 우바는 손님들의 눈을 가리고 테이블로 안내했다.

개점 당일, 그는 대형마트에서 31파운드(한화 약 4만 5천 원) 짜리 냉동 식품을 샀다. 우바가 준비한 메뉴로는 ‘미네스트로네 수프’, ‘식용 꽃이 들어간 채소 라자냐’, ‘송로버섯이 들어간 마카로니 치즈’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살아있는 닭을 보여주면서 직접 식당에서 도축해서 고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바는 자신이 더 셰드를 ‘채식주의자 식당’으로 소개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그에 따르면 닭을 가지고 오자 한 손님은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우바는 친구들을 불러서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인 것처럼 꾸며 그럴듯하게 연출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손님들은 식사 후 훌륭한 시간을 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한 손님은 다음 번에도 이번처럼 예약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바에 따르면 그 누구도 안 좋은 리뷰를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식당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우바가 이 사실을 털어놓은 이후 트립어드바이저 측에서 식당을 목록에서 지웠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장난이 적성에 맞냐는 질문에 우바는 “그렇다.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내 적성에 맞는다.” 고 답했다.

온라인이슈팀<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insider.com, TripAdvisor, myrecipe.com, 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