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전남편으로부터 ‘프로포즈’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 14일   정 용재 에디터

어릴 적 생각 없이 즐겨보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는 룸메이트의 전남편을 좋아하게 되는 서민정의 모습이 등장한다.

특히 서민정은 친구의 전남편 최민용과 사귀는데, 당시만 해도 TV 속 이야기니 그러려니 하고 봤지만 이게 현실의 상황이라면 과연 어떨까.

비슷하게도, 최근 네이트 판에는 ‘친구의 전남편과 사귀다.. 프로포즈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30대 중반 미혼 여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친구의 전남편과 교제 중입니다”

A씨의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절친 그룹 중에 한 명.

친구의 전남편은 A씨의 대학동기로, 사실 친구와 전남편을 소개시켜준 것도 A씨였다.

A씨의 소개로 사랑을 키운 둘은 6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결혼 직전 둘의 사이가 한창 좋지 않았을 때가 있었는데 당시 둘을 소개 시켜줬다는 이유로 A씨는 그들의 사이가 나쁠 때마다 중간 입장에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미친 듯이 싸우기를 반복하던 둘. 전남편은 A씨에게 “헤어질 결심을 했다”라는 말을 했지만 동시에 친구의 임신 소식이 들렸다.

결국 둘은 거의 반강제적으로 결혼을 하게 됐다. 결혼 이후에도 A씨는 각자에게 끌려다니며 원망 섞인 소리를 들었다.

특히 친구는 A씨에게 “다 너 때문이다. 너만 아니었으면 저런 놈을 만날 일도 없었을 거다. 왜 저딴 놈을 소개해줬냐”라고 말하곤 했다.

반면 전남편의 경우 A씨에게 “그래. 네가 무슨 죄가 있겠냐. 좋은 뜻으로 소개해준 거 안다. 결국 다 내가 못난 탓이다”라고 자책하며 오히려 A씨를 다독였다.

당시 A씨는 “솔직히 얘한테 이런 어른스러운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더군요. 결혼을 해서 그런지, 아빠가 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결국 둘은 핏덩이 아기를 두고 이혼했다. 그 과정에서 친구가 아이 양육을 거부하면서 남편이 아기를 키우게 됐다.

A씨는 알 수 없는 책임감에 사로잡혀 전남편이자 친구인 그의 집에 자주 찾아가 아이를 봐주곤 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겼고 친구의 전남편과 사귀게 되었다.

물론 친구는 아직 모른다. 지금처럼 이렇게 깊은 관계가 될 줄 몰랐다고.

사실 A씨는 그간 ‘비혼주의’를 가지고 살아왔다. 남녀관계란 언젠가 끝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사람 생각이 얼마나 우습던지.

친구 전남편과 아이 유치원 행사도 같이 다니고, 어린이날 같은 날 셋이 여기저기 놀러 다니다 보니 아이가 자꾸만 자신의 아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 옆에 서 있는 남자가 그냥 자신의 남편 같았다고.

그리고 얼마 전 프로포즈를 받았다. 자신의 아내, 자신 아이의 엄마가 되어달라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대답은 일단 보류했지만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하고 싶었다.

A씨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일지 모르겠는데 저는 친구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소중한 친구에요. 그리고 그 친구를 포함한 4명의 절친 그룹들. 그 친구들도 모두 소중합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A씨도 알고 있다.

자신이 이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는 순간 친구들을 모두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A씨는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어느 쪽도 고를 수가 없습닌다. 매일 매일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라면서 “익명의 힘을 빌려 물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저와 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실 것 같으세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절친 전남편과의 연애에 이어 결혼까지.

그런데 친구와 남자친구를 동시에 잃고 싶지 않다는 그녀에게 누리꾼들은 어떤 조언을 건넸을까.

답은 이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MBC ‘거침없이 하이킥’ 및 픽사베이(모든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