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기 힘들다” 성적 수치심으로 8층서 투신한 초등학생

2017년 12월 19일   정 용재 에디터

서울의 한 초등학생이 친구들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투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생 A군은 지난 달 19일 성동구의 한 아파트 8층에서 창문 밖으로 투신했다.

초등학생 A군은 투신했지만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을 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두 차례의 수술을 받고 지난 5일 퇴원을 했다.

A군은 같은 반 B, C, D군에게 몇 달 동안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

A군은 ‘B, C, D에게 괴롭힘을 당해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품은 채 아파트 8층 자신의 방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A군 측은 지난 4일 학교와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교육지원청은 이튿날 학교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학교는 11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B군에게 전학 처분을, C군과 D군에게는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퇴학 처분이 불가능하다. 학교 측에선 최고 수준의 처벌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담임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A군이 가해 학생과 문제가 있음을 알고 지도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해당 내용은 A군의 엄마가 온라인상에 직접 글을 게재하며 알려졌다.

“저는 서울 성동구 ○○초등학교 6학년 ○반 ○○○ 엄마입니다”

A군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B군 등이 아이를 폭행하고 성적(性的)으로 괴롭혔다”며 “성동구의 다른 초등학교 교사인 B군 어머니에게 여러 차례 이를 알렸으나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주의를 주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3명의 아이 중 제일 문제인 OOO 학생은 학기 초에도 지우개에 물티슈를 매달아 저희 아이 성기에 조준해 수없이 맞히며 놀렸습니다.”

또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제주도로 떠난 수학여행에서는 같은 방을 쓰면서 집단 구타하는 등 학대를 저질렀다”며 “학교와 가해자 측에서 (학교 폭력)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했다.

글에 따르면, A군은 문제의 아이 3명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첫 날에는 베개싸움을 빌미로 아이들이 A군을 집단구타했고 A군이 너무 아프고 공포스러워 울자 그제서야 폭행을 멈췄다.

다음날은 라면을 끓여 먹은 후 남은 면발을 먼저 자던 A군의 머리에 가발처럼 올려 놀렸으며 성기의 크기를 재어보자며 억지로 옷을 벗겼다고.

“일부 가해 학생 학부모들은 사실일 알고도 지금까지 연락이 없거나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없으며 학교 측에선 별다른 조치를 해주지 않아 제가 담임선생님께 학교 폭력위원회를 구두로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제 아이는 생사를 오가며 누워있는데 가해 학생들은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장난을 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니 얼마나 억울합니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했고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는 학교 폭력을 막지 못한 학교 측 대응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결국 학교 측은 이날 오후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았고,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사안을 다뤘다”며 “충분한 조사를 거쳐 가해 학생들에게 징계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은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형법상 처벌은 불가능하지만, 소년부 송치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인터넷에 글이 올라온 경위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A군의 엄마가 올린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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