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마구 쏴라!” 물총 세례에 줄행랑치는 무더위

2015년 7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서울 신촌서 물총축제…지방 곳곳서도 ‘총성’ 요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대낮 도심에서 총성이 요란하다. 피아 구분없이 난사되는 ‘총탄’ 세례. 하지만 싸움꾼들은 신바람이 났다. 총탄을 마구 퍼부어도 좋고, 총탄을 거푸 맞아도 좋다. 희한한 전투의 현장! 후련한 이색 피서법!

물총싸움은 동심을 한껏 자극하는 일종의 놀이다. 어린 시절 시냇가에서 동무들과 어울려 기분 좋게 편싸움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물줄기를 내뿜으며 맘껏 웃고 즐기다 보면 모두가 한 덩어리가 된다.

지난해 신촌물총축제

지난해 신촌물총축제

 

여름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물 관련 축제들이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거나 신나게 물싸움을 벌인다. 그중 물총싸움은 어른 아이 구분없이 누구나 맘껏 즐기는 또 하나의 놀이. 물론 남녀 관계없이 한 마당에서 어울릴 수 있다. 말 그대로 일탈의 축제!

‘물총’을 이름으로 내건 대표적 여름 축제로는 신촌물총축제를 들 수 있다. 이 축제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연세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3회째다.

연세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투의 현장’으로 변모한다. 누구나 무료로 참가해 신나는 싸움을 벌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물총결혼식. 26일 오후에 진행되는데 예비부부들이 참여해 어떻게 물총놀이할지 궁금하다. 물론 길이 120m의 워터슬라이드 타기 등 즐길거리와 볼거리들도 많다.

지난해 신촌물총축제

지난해 신촌물총축제

 

서울대공원에 가면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주말이면 물총놀이를 즐길 수 있다. 평소와 달리 이 기간에는 밤 9시까지 대공원을 개장하는데 매주 주말 오후 4시 30분부터 동물원 정문에서 동물과 관련된 퀴즈를 풀며 물총놀이를 하는 ‘OX 물총퀴즈’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오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계속되는 경기도 화성의 화성해양페스티벌에서는 하루 4차례 물총싸움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워터슬라이드를 이용한 물놀이와 물폭탄을 터뜨리는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고.

남녘의 전남 장흥에서 31일부터 8월 6일까지 이어지는 제8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에서도 물총과 물풍선에다 바가지까지 총동원하는 ‘지상 최대’의 물싸움이 축제기간 내내 오후 2시면 시작된다. 물싸움을 통해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가 되는 것.

국토의 동쪽으로 가면 24일부터 사흘간 일산해수욕장에서 개최되는 울산조선해양축제에서 해상불꽃쇼와 함께 물총싸움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른바 ‘일산대첩’. 축제 참가자들이 물총싸움을 하며 음악과 춤을 만끽하는 이색 체험이다. 물총싸움은 25일 오후 3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 차례 진행된다.

물총을 이름으로 내건 8월의 대표적 축제로는 14일부터 16일까지 울산시 성남동 젊음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울산물총축제를 들 수 있다.

광주 세계물총축제

광주 세계물총축제





 

한편 지난 11일에는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세계물총축제’가 열린 바 있다. 2015하계유니버시아드 마지막 주말을 맞아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한데 어울려 도심 한복판에서 물총을 시원스레 터뜨리며 장마철의 후텁지근한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렸던 것.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2015 한강 몽땅 여름축제 개막식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물총놀이가 신명나게 펼쳐진 바 있다.

한강몽땅여름축제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물총놀이를 즐기는 시민들

한강몽땅여름축제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물총놀이를 즐기는 시민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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