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험생들이 SNS에 ‘공부 인증’ 올리는 이유

2017년 12월 22일   정 용재 에디터

[카드뉴스] 수험생이 SNS에 ‘공부 인증’…그 이유는

인스타그램은 지금 #공부 중

오전 9:02

“오늘 유난히 이불 밖으로 나오기 힘들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 모(23) 씨는 매일 아침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립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 시계를 찍어 ‘인증’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공부를 끝낸 시간에도 시계를 찍어 올리죠.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 ‘#공스타그램’도 입력합니다.

공스타그램은 공부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인데요. 공부 시간 인증 사진이나 책상, 공부 계획표 등을 찍어 업로드할 때 사용하는 해시태그입니다.

최근 이처럼 수험생 사이에서 공스타그램이 인기인데요. 공시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 각종 자격증 준비생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고, 인스타그램 내 관련 글만 100만 개가 넘습니다.

“누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돼요”

김씨는 혼자 공부하면 생기기 쉬운 나태함이나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공스타그램을 시작했죠.

고등학교 2학년 이 모(17) 씨는 “차곡차곡 쌓인 공스타그램을 보면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구나’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성실한 공친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계획표를 보면서 효과적인 공부 법을 배워요”

특히 이씨는 공부 방법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데 공스타그램이 도움 된다고 하는데요.

*공친 : 공부 친구의 줄임말. 함께 공부하며 정보를 나누는 친구를 일컬음.

이런 추세에 몇 년 전부터 공부를 위한 앱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공부 시간을 기록하는 한 스터디 앱의 다운로드 수는 100만회를 넘겼죠.

앱을 실행하면 공부 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다른 앱 사용을 차단하는데요.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끼리 누가 더 오래 공부하나 경쟁하거나 친목을 다지기도 합니다.

혼자 공부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여럿이 모여 공부하던 ‘스터디’가 온라인으로 옮겨간 셈이죠.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스마트폰과 SNS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뒤엎은 겁니다.

그동안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평가됐죠. 특히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불안·우울에 빠지기도 해 사회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스타그램은 이 같은 단점을 ‘공부 자극제’로서 활용하는데요.

새로운 공부메이트로 떠오른 SNS. 무조건 방해가 된다고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나현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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