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환자 ‘장기’에 자신의 이니셜 새긴 의사

2017년 12월 29일   정 용재 에디터

한 의사가 수술 과정에서 환자 두 명의 장기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겼다.

지난 13일 가디언은 외과의사 사이먼 브람홀(Simon Bramhall)이 지난 2013년 2월과 8월, 자신이 수술한 환자 2명의 간에 본인 이니셜을 새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수술 중 아르곤 광선으로 간의 출혈을 막은 후 자신의 이니셜 ‘SB’를 새긴 것으로 전해진다.

아르곤 광선은 대부분 출혈을 막기 위해 지지거나 수술 계획 도안을 간의 표면에 그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보통의 경우 아르곤 광선을 이용한 마크는 곧 사라지지만, 브람홀이 새겨놓은 ‘SB’ 글자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마크는 피해 환자가 후속 수술을 받으면서 다른 의사가 발견했다.

피해 환자는 이 사실을 알게된 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영국 검찰은 브람홀을 두 차례의 ‘구타로 인한 폭행(charges of assault by beating)’ 혐의로 기소했다.

브람홀 의사는 버밍원 형사 법원에서 환자의 장기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것은 인정했으나, 실제로 신체에 상해를 범하는 폭행이 아니므로 해당 범죄에 대해서는 유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에게 수술을 받았던 다른 환자는 브람홀 의사를 옹호했다.

다른 환자는 “이식된 간에 자기 머리글자를 새긴 게 그렇게 나쁜 일이라고 볼 수 있나?”라며 “내 간에 그런 일을 저질렀어도, 결과적으로 내 생명을 구해줬으므로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토니 바데노크 담당 검사는 “형법상 전례 없는 사건”이라며 “도덕적으로 잘못됐을 뿐 아니라 형사법에서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런 ‘폭행’이 반복됐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매우 고의적인 범죄라는 것. 또한 환자가 무의식 상태에 있을 때 의사의 권한을 남용한 점도 지적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ITV News, MBC ‘하얀거탑’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