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 “무자녀 남성은 체중 줄어”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곰 세 마리’라는 동요를 듣다가
아버지들은 약이 올라 애들을 나무라며
반대로 가사를 고친다. 하지만,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그렇다.
…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의학학술지 미국
남성건강 저널(American Journal of Men’s Health)
7월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둔 남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살이
더 많이 찌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진은 미국 남성 1만253명의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BMI)지수 등 신체조건
변화를 20년간 관찰한 기존 조사자료를
토대로 아버지가 되는 것과 체중 및 BMI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
조사대상자들이 청소년 연령대(12∼21세)이던
1994년부터 성년기(25∼34세)가 된
2008년까지 자료를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
인종이나 교육, 소득수준, 결혼 여부,
일상활동 등 체중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은 통계적으로 통제했다.
..
그 결과 조사대상자의 전반적인 BMI 수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지만, 조사기간
도중 처음으로 친자녀를 봐 아버지가 된
경우(33.5%)와 그렇지 않은 경우(66.5%)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
아버지들 가운데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이들은 조사기간 체질량지수가 평균 2.6%
늘어났고 자녀와 따로 사는 아버지들은
이보다 약간 낮은 2%의 증가율을 보였다.
..
이를 키 182㎝(6피트) 가량의 남성에
적용하면 전자는 몸무게가 2㎏가량 증가하고
후자는 1.5㎏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반면 조사기간 아버지가 되지 않은 비슷한
체형의 무자녀 남성들은 같은 기간 체중이
0.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요약하자면 자녀와 함께 사는 아버지들이
체중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자녀와 따로
사는 아버지의 체중은 그보다는 조금 덜
늘어났다. 이에 비해 자녀를 두지 않은
남성의 체중은 소폭 감소했다.
…
자녀를 둔 아버지들의 체중이 더 많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
생활습관의 변화, 특히 자녀가 남긴 음식을
먹어치워 버리는 등의 식습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
또 아이를 돌보느라 잠을 자거나 운동할
시간이 줄어들고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도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선행 연구에서는 남성들이 아버지가 되면
식이조절을 한다거나 술을 줄이는 등 건강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런 행동의 영향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번 연구를 이끈 크레이그 가필드 박사는
이에 대해 “남성이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생기면 새로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가족을 더 중시하면서
이전보다는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inishmor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