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군의 날
요인 대피용 방공호로 추정
지휘대·화장실·기계실 갖춘
160평 공간…침실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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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05년
존재가 확인된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가
발견된 지 10년 만에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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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26일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밑에서 발견된
지하벙커를 일반에 개방하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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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시점은 광복절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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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벙커는 2005년 4월 서울시가
여의도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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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대와 화장실, 기계실이 있는 160평
규모의 공간과 소파, 화장실, 샤워실을
갖춘 20평 규모의 방 등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발견 당시 벙커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시설 관리자가 없어 내시경을
넣어 조사한 끝에 벙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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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설은 지하 시설물 도면 등에 기록돼
있지 않고 수도방위사령부에도 해당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박정희 대통령 시절
여의도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 등 요인들의 유사시 대피용
방공호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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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발견 이듬해인 2006년 하반기에 이
벙커를 간이 화장실, 매점, 휴게실 등을
갖춘 시민 편의시설로 바꿔 개방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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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근에 들어설 서울금융센터와 벙커를
지하로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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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벙커가 지하인데다 유동인구가
적어 사업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개방 시점을
2010년 이후로 미뤘고,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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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올해 2월 여의도 벙커를
보전해야 할 서울의 미래 유산 350개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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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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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중교통환승센터에 있는 지하 벙커 입구에 펜스가 쳐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밑에서 발견된 지하벙커를 일반에 개방하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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