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가 제 남편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2018년 1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제 친구가 제 남편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저 불안한 마음에 드는 의심일까. 하지만 누리꾼들은 대부분 그녀의 기분이 예삿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최근 네이트 판에는 평소 부부의 집에 굉장히 자주 놀러온다는 친한 친구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아내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게는 3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오래된 베프 B씨가 있다.

B씨의 경우 외롭게 자라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 그래서일까. 만나는 남자마다 나쁜 남자 혹은 심하게 연상이었다.

자기 입으로는 “난 사랑을 모른다. 그냥 즐기려고 만난다”라고는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엔 가슴이 아플 뿐이었다.

또한 곧잘 A씨 집에 놀러오고는 하는데. 저녁은 별일 없으면 같이 먹는 편이다.

어떤 날에는 말도 없이 고기를 사들고 놀러와 “같이 먹자”라고 할 때도 많고. 그러다 보면 밤에는 혼자 있기 무섭다면서 묻지도 않은 채 작은 방에 가서 이불 펴서 누워있는 친구.

예전에는 그러려니 했다.

남편도 친구와 장난을 잘 치고 친한 편이라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편과 친구는 좋아하는 장르나 저녁 먹을 땐 꼭 반주를 하는 점 등 통하는 게 꽤 많았다. 오히려 아내 A씨와는 잘 안 맞던 음식 취향마저 친구 B씨와는 딱 맞았다.

친구는 항상 “넌 남자 잘 만나서 부러워. 나도 OO(A씨 남편) 같은 남자 만나고 싶다. 내가 만나는 것들은 다 왜 이 모양이냐”라고 말하곤 했다.

이 역시 처음엔 좋았다. 내 남편을 칭찬하고 또 나를 부러워한다고 하니.

객관적으로 봐도 A씨 남편은 참 괜찮았다.

“제 남편은 키도 훤칠하고 잘생겼어요 (죄송합니다) 여자문제 일절 없고 친구들 만나도 가볍게 반주에, 당구치고 와요. 정하진 않았지만 항상 칼퇴근. 회식하거나 친구 만나도 늦어도 11시. 아이에겐 세상 다정한 아빠. 때때로 선물도 사오고 이벤트도 해주고 한번도 화낸 적도 없어요.”

문제는 얼마 전 시어머니로부터 ‘이상한’ 얘기를 들으면서부터 시작됐다.

평소 점을 자주 본다는 어머니는 새해를 맞이해 A씨 부부의 점을 보러 갔다고.

그런데 그 결과 “둘은 다툼도 없고 궁합이 너무 좋은데 옆에 자꾸 뭐가 보인다. 안 좋은 기운이라 잘 막아야 한다. 아내 아니면 남편 둘 중 하나를 노리고 있다. 둘 사이를 막고 있다”라는 것.

이에 이상한 기분이 들은 시어머니가 “너희 별일 없는 거지?”라고 A씨에게 연락한 것.

그때 소름 돋게도 친구가 떠올랐다.

그 후로는 자꾸만 매일 밤 꿈에 친구랑 남편이 바람 피는 꿈을 꾼다. 꿈에서 A씨는 펑펑 울기만 한다.

친구는 요즘도 거의 매일 집에 찾아온다.

A씨 부부의 아기가 보고 싶다고 오기도 하며 남편 퇴근 한두 시간 전에 놀러와 수다를 떨곤 한다.

A씨는 “남편이 오기 직전에 ‘어우 나 피부 너무 상했어’라며 쿠션도 톡톡 하고요. 어느 날엔 뜬금 립스틱도 발라요. 이제 밥 먹을 건데 왜 발랐냐고 하면 이번에 산 거라면서 어떠냐고 물어봐요”라고 친구의 행동을 설명했다.

물론 점, 미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날 이후 경계를 하고 있다.

전에 했던 행동들도 다 의심이 가고 둘이 이야기하면 눈길도 가고 둘이 웃거나 그러면 A씨의 마음도 두려움에 떨린다.

생각해보면 친구는 A씨 집에서 자고 가는 다음 날이면 남편보다 출근 시간이 몇 시간 더 늦어서 늦게 가도 됨에도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는다며 남편 출근시간에 둘이 같이 나가곤 했다.

모든 것이 다 의심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그 후 A씨는 여러 가지 핑계로 친구의 방문을 피해봤지만 친구는 “섭섭하다. 너 주려고 샀는데. 이것만 주고 가겠다”라며 기어코 온다.

이제는 거의 말도 없이 아이 장난감이나 남편이 좋아하는 치킨, 과일 등을 사서 방문한다.

그럼 도로 보낼 수도 없고.

특히 기분이 나빴던 건 얼마 전 남편이 “오늘은 XX이 안 왔네?”라고 물어보길래 A씨가 “왔으면 좋겠어? 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미칠 것 같아. 오지 말라고 했어”라고 답했는데 남편이 속도 없이 “왜 그랬어. 혼자 있는데 밥 같이 먹으면 좋지”라고 답한 점이다.

이 날 A씨는 처음으로 불같이 화를 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본인이 너무 예민한 것 같지만 감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이러다 의부증이라도 걸리는 게 아닐지. 괜한 의심을 하는 건 아닌 건지. 설마 진짜 친구가 남편을 좋아하는 건지.

A씨는 “다른 친구들에게는 말하기 부끄럽고… 고민 상담 부탁 드려요. 제가 잘못된 게 있다면 따끔하게 욕해주세요. 달게 욕 들을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어땠을까.

한편, A씨는 추가글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정리했다.

A씨는 “댓글 보고 정신이 번쩍 들어요. 댓글처럼 분위기 잡는다고 남편이랑 둘째 낳기로 결정했다고… 그래도 온다고 하면 그땐 눈치 없냐고 많이 참았다고 뭐라고 하고 인연 끊을 거에요. 다신 못 봐도 이젠 거리를 두는 게 맞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SBS ‘아내의 유혹’, 픽사베이(모든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