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전문 내용)

2018년 3월 23일   정 용재 에디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는 어떤 내용일까?

지난 22일 오후 11시 경, 서울중앙지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리고 오후 11시 15분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는 그가 쓴 자필 편지가 올라왔다.

그는 “지금 이 시각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다. 자책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다. 피의자 지위, 범죄의 중대성과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으로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부장판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편지 전문은 다음과 같다.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

글은 2018년 3월 21일 새벽에 쓰여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22일 밤보다 하루 전으로, 구속에 대비해 미리 쓴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지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기 위해 측근 거의 100여명을 소환 조사해 왔다. 이것은 명백한 정치보복”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편지를 접한 누리꾼들은 “본인이 진짜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뭔 감성팔이야 이게” “우리는 지난 9년동안 큰 아픔을 겪고 있었습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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