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에 당한 중국, 3500명 가짜 월드컵 티켓 샀다

2018년 6월 18일   정 용재 에디터

자국 대표팀 월드컵 출전 못 한 중국인들, 입장권 사기에 ‘분통’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자국 대표팀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러시아 현지로 건너가 다른 나라 대표팀의 경기를 관전하려던 수많은 중국인이 가짜 입장권을 샀다가 경기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인 축구 ‘광팬’ 수천 명이 러시아 월드컵 입장권 사기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서부지역의 온라인 뉴스포털 ‘더커버 닷 cn'(Thecover.cn)을 인용해 러시아의 한 회사가 월드컵 가짜 입장권 1만여 장을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3천500매 이상이 중국인 축구팬들에게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더커버 닷 cn는 러시아 정부가 대사관 온라인에 게시한 공고문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과 여행사들에 월드컵 가짜 입장권 3천 500매 이상을 판매한 ‘안지’라는 러시아 회사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사관 공고문에는 ‘안지’라는 업체가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회로부터 입장권 판매에 대한 서면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조사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중국청년여행사에서 일하는 양쥔 씨는 더커버 닷 cn에 쓰촨(四川) 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만 월드컵 가짜 입장권이 1천 장 이상 팔렸다고 말했다.

양쥔은 월드컵 입장권 사기극은 자신을 러시아 프로팀 FC 안지 마카치칼라 선수 출신이라고 소개한 한 러시아 회사 사장이 중국 여행사들에 접근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청두시의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우리는 입장권 40여 장을 주문했지만, 아직 수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두뿐 아니라 인근 충칭(重慶)시에서도 월드컵 입장권 사기와 관련한 보도가 나왔다.

중경조보(重慶朝報)에 따르면 충칭의 축구팬 30여 명이 자신들이 구매한 월드컵 입장권이 가짜인 줄 모르고 지난 16일 치러진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관람하려다 경기장 입장을 거부당했다.

중경조보는 러시아 월드컵 가짜 입장권을 구매한 충칭의 축구팬 90여 명이 어떤 경기도 볼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짜 입장권은 모두 충칭 여행사들이 러시아의 한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충칭시 정부 관계자는 조사결과 충칭시의 축구팬 90여 명이 동일한 채널을 통해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중국 축구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중국의 축구팬들은 월드컵 경기 입장권을 4만 장 이상이나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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