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자친구랑 헤어질 때마다 보는 영화

김지윤 기자 2018년 6월 20일 입력
						
						

“어떤 남자를 원해? 유머 있는 남자가 좋아? 우수에 젖은 남자? 스마트한 남자? 용감한 남자? 아님 춤 잘 추는 남자?”

“뭐든 말만 해. 말만 하면 다 되어줄게”

나에게는 내가 버리지 못하는, 몇 가지 레파토리가 있다.

헤어진 직후 싫다는 친구들을 끌고 가 슬픔의 대명사 ‘그 남자 그 여자’를 부른다든가. 사랑에 빠지면 꼭 사랑하는 남자와 영화 ‘노트북’을 봤다가 헤어진 후 다시 보는 그런.

영화 ‘노트북’은 로맨스 영화의 대표작 중 단연 최고로 불리는 영화다.

영화는 어느 병원, 소설인 듯 책을 꺼내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

순수하고 풋풋한 시기의 만난 첫사랑 노아와 앨리.

이별. 그리고 재회.

“아 생각났다 그게 바로 우리에요. 우리였잖아요.”

할아버지의 재미난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는 할머니의 표정까지.

“난 비록 죽으면 쉽게 잊혀질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영혼을 바쳐 평생 한여자를 사랑했으니 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입니다.”

왜 헤어지고 이런 애틋한 영화를 보냐고? 그야 물론 대리만족이다. 나와 너무 비슷한 사랑 말고 (!!) 나와 다르게 사랑에 제대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눈물나게 부러워 펑펑 울다가 그만 다시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나의 ‘노아’는 자유자재로 바뀐다. 방금 헤어진 그 남자가 될 수도 있고, 새로 만나게 될 누군가가 될 수도 있다.

“잠깐만, 우리 정말 헤어지는 거 아니지? 지금 싸운 거 내일이면 없던 일처럼 되는 거지?”

이런 대사를 듣다 보면, 마음이 허해지고.

“사랑하는 앨리에게
우리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왔어. 진실한 사랑을 했으니 씁쓸한 건 없어. 미래에 먼 발치에서 서로의 새 인생을 보면 기쁨으로 미소 짓겠지. 그 여름 나무 아래서 같이 보냈던 시간과 사랑하며 성숙했던 시간을 추억하면서…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더 많이 소망하게 하고 가슴엔 열정을 마음엔 평화를 주지. 난 네게서 그걸 얻었고 너에게 영원히 주고 싶었어.
사랑해, 언젠가 다시 만나. 노아가.”

앨리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글로 옮겨 쓴 노아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더 헛헛해진다.

“다시 만나.”

결국 삶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모습까지.

“if you are a bird, I am a bird.”

언제 만날지, 어쩌면 만났을지도 모르는 나의 노아를 생각하며.

덧붙임 : 이런 남자 어딨겠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실화다.

김지윤 기자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영화 ‘노트북’